지난해 9월 29일 구글 클라우드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행사를 갖고 그리스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photo 뉴시스
지난해 9월 29일 구글 클라우드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행사를 갖고 그리스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photo 뉴시스

구글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28% 증가한 74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사상 처음으로 영업 이익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년 같은 시기에는 7억600만달러의 영업 손실을 보고했는데 이번에는 1억 9100만달러의 이익을 보고한 것이다. 클라우드를 제외한 구글의 다른 사업 부문들은 모두 성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축소됐다. 심지어 유튜브 광고 매출도 감소했을 정도다. 반면 클라우드 부문은 나 홀로 대폭 성장한 데다 처음으로 이익까지 남겼다.

구글이 클라우드 사업을 2008년 4월에 시작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익을 얻기까지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는 걸 알 수 있다. 클라우드 사업은 IT 비즈니스의 어떤 분야보다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며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버티기도, 성공하기도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그런 시장에서 구글은 시장 3위 사업자가 되기 위해 장기간 투자를 해왔다. 그렇다면 신규 사업을 쉽게 포기하기로 유명한 구글이 이렇게 오래 클라우드 시장에서 버틴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우위를 위한 클라우드 전쟁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 개시는 시장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2위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에 비하면 늦은 출발이었다. 구글의 참전 이후 선두 업체 빅2가 견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3위 자리를 두고 여러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구글이 지속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사업에 매진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클라우드가 무척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4148억달러였고 2027년에는 881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클라우드가 이미 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5년 후 지금의 두 배 규모가 된다는 사실은 클라우드가 기업들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IT 기반인지를 말해준다.

둘째, 클라우드가 구글의 미래라는 점이다. 구글은 현재 주 수입원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데 광고 수익은 정체되고 있고 심지어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과거의 배너 광고가 그랬던 것처럼 구글의 검색 광고도 이제 슬슬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구글 내부에서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챗GPT, 빙 검색엔진의 GPT 통합 등과 같이 검색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어 구글의 사업 모델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구글의 예상보다 빠르게 수익이 사라질 수도 있어서 클라우드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게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클라우드는 구글이 꽤 잘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오픈소스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세계 여러 곳에 대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으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핵심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세계 3위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구글은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페이팔, 트위터, UPS, P&G 등을 포함해 국내에서도 당근마켓, 대한항공, 두산, 쏘카, 선데이토즈, 위메프, 하림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올해 1분기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빅3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로 세 업체의 합산 점유율이 65%를 차지했다. 전체 시장에서 구글이 10%, 마이크로소프트는 23%, 아마존은 32%를 차지했다. 아마존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상승세가 강했다. 수년째 아마존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전년 동기 점유율 33%와 비교하면 1% 줄어든 상태다. 그로 인해 이번 아마존웹서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억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동기 65억달러에서 꽤 감소한 수치로 볼 수 있다. 빅3를 제외한 알리바바, IBM, 세일즈포스, 오라클, 바이두, 텐센트 등 기타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35%를 차지하는데 이 중 알리바바가 4%로 4위, IBM과 세일즈포스가 각각 3%를 차지해 공동 5위로 나타났다.

 

기업이 클라우드 확대하는 이유

모든 기업에 클라우드가 중요한 이유는 기업의 입장에서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서버를 직접 구축하고 관리하는 것은 이제 너무 낡았고, 결과적으로 거의 아무런 이점이 없다.

클라우드의 가장 중요한 이점은 비용 절감이다. 클라우드는 기업들이 효율적인 방식으로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방식과 비교했을 때 클라우드는 초기 투자 비용을 크게 줄여준다. 또한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PAYG(Pay-As-You-Go)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세계 경제 환경이 좋지 않아 기업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는데도 클라우드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제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확장성과 유연성도 중요한 이점이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기업의 비즈니스가 성장하거나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컴퓨팅 파워, 스토리지 및 네트워크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유연성은 특히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는 스타트업이나 계절적인 수요 변화가 있는 기업에 상당히 유익하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높은 보안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의 중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최신 보안 기술 적용 및 신속한 업데이트와 패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업이 직접 서버와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은 그보다 훨씬 위험할 수밖에 없다. 재해 복구 및 업무 연속성을 제공하는 것도 이점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자연재해 또는 기타 비상 상황 시에도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고 비즈니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분기 실적으로 매출 529억달러, 영업이익 224억달러를 보고했는데 영업이익률이 무려 42%에 달했던 건 클라우드 매출이 221억달러로 16% 증가한 것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클라우드는 AI와 찰떡궁합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들이 AI 도입을 늘릴수록 클라우드 시장은 또 한 차례 크게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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