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연습생·유튜버·모델… 재벌家도 MZ는 다르다

2024-02-10     권아현 기자

 

신세계 회장 외손녀 문씨가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photo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베일에 싸인 신비주의를 고수하던 재벌가가 달라지고 있다. 이전의 재벌가 자제들이 대부분 베일 속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아이돌 연습생이나 유튜버, 모델 등 자신의 활동과 일상을 거리낌없이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손녀인 문모씨가 K팝 기획사 더블랙레이블의 연습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오며 가요계 데뷔설이 올라왔다. 사진 속 문씨는 연습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다른 연습생과 거울 셀카를 찍으며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2002년생인 문씨는 미국 명문 컬럼비아 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7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문씨처럼 활발하게 SNS 활동을 하는 재벌가 자제들은 많지만, K팝 기획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준비하는 사례는 드물어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아들 '로렌' 이승주씨 또한 문씨와 같은 소속사에서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씨의 할아버지는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사장, SK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이시용씨다.

188cm의 훤칠한 키와 세련된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씨는 가수, 프로듀서, 클럽 DJ, 모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부친과는 달리 밝고 쾌활한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격뿐만 아니라 타투, 피어싱 등 개성을 거리낌없이 공개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 이승환 돌고도네이션 대표는 겸손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휴먼스토리에 출연해 일상을 소개한 이 대표는 "기부 문화를 바꾸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약 한 달이 지난 오늘(6일) 조회수 449만 회를 기록했다.

오뚜기가(家) 3세 함연지씨의 대외 활동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함씨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로 미국 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했다. 지금은 활동을 중단했지만, 2019년부터는 '햄연지'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기도 했다. 구독자 47만 명을 가진 인기 유튜버인 함씨는 친근감을 자아내는 일상 등을 공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함씨는 최근 유튜브 활동을 중단한 후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윈터 팬시 푸드쇼(WFFS) 2024'에 참석해 "경영 수업을 받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오뚜기 측은 개인적인 참관이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딸 이원주씨는 비공개 SNS로 지인들과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범해 보이는 유학생의 일상이 언론 등에 노출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과거와 달리 재벌가 자제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일상을 공유하며 소통을 즐기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의 특성이 고스란히 스며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