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출국···'정권심판론' 되살리나
3월 10일 해병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가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자 야당은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직접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찾아 이 전 장관 출국 저지를 시도한 반면 국민의힘은 “공무수행을 위한 것”이라며 이 전 장관의 출국을 옹호했다. 이 전 장관 출국으로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이 총선 정국에서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전 장관 출국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탄핵 추진을 피해 국방장관을 전격 교체하더니 급기야 그를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고 말하며 “4.10 심판의 날에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이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 약 20명의 민주당 의원도 인천공항에 등장했다. 이 전 장관의 출국을 막기 위해서였다. 홍 원내대표는 “명백하게 수사방해이고 주요 피의자를 국가 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해외로 도피시킨 사건”이라고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규정했다. 민주당은 이 전 장관 출국과 관련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관계자,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해외출국금지담당자 관계자 등을 직권남용 및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 의혹과 채 상병 사건이라는 두 축
민주당은 그동안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정권심판론의 축으로 삼았지만 채 상병 순직 사건도 그만큼 중요하게 다룰 모양새다. 김 여사 의혹은 특검법 정국 속에 여론에 이미 반영돼 있지만 채 상병 사건은 아직 미반영된 부분이 많다고 본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채 상병 사건에 관해서는 여당 외 모든 야당들이 한 목소리로 비판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채 상병 사건을 중요하게 다뤘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에 “우리 편이면 출국금지도 무력화시키는 행태에 공정은 어디있으며 상식은 어디있느냐”고 했다.
출국금지인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되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채 상병 사건은 오히려 주목받는 모양새다. 과거 여론의 흐름을 살펴보면 채 상병 사건이 부각될수록 여당은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경향신문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9~30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채 상병 순직 사건에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응답이 73%나 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야당인 민주당 입장에서는 주 지지층인 4050과 함께 2030이 얼마나 지지해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앞선 경향신문 조사에서 20대(19~29세)가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는 비율은 78%로 민주당 주 지지층인 40대(8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