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독재 막는다"더니…검사 밀어주는 민주당·조국혁신당
'검찰 독재 종식' 뜻 모았던 야권 조국신당, 검사출신 박은정·이규원 비례·예비 후보 민주당, 검사출신 박균택·이성윤 공천 검사가 공천될 확률, 국힘 60%, 민주당 53%
4·10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검찰 독재 종식’을 앞세워 출범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그 뜻을 모으는 등 야권은 검사의 정계 진출을 비판해왔다. 그러나 공천 결과, 영입 인재의 출신 등을 살펴보면 실제로는 여야 모두 검사들에게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직후부터 검찰개혁을 선명하게 추구하는 정당이다. 조국혁신당은 당 강령이 “우리는 모두가 함께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검찰독재를 종식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할 만큼 '검찰 독재 정권 종식'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조국혁신당이 영입한 인재나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를 살펴보면 검찰 출신 인사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 측에서는 이들 검사 출신 인사에 대해 ‘반윤 색채’가 짙으며 ‘윤석열 검찰’과 대립했던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반검찰 기조를 공격적으로 내세우는 만큼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조국혁신당이 총선 인재 7호로 영입한 박은정 전 부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는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 시절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 또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당시 검사장을 감찰하면서 확보한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한 의혹으로 해임됐다. 박 전 부장검사는 최근 비례대표후보 신청자 101명 중 20명 명단에 올라 비례대표 후보자가 됐다.
지난 11일 조국혁신당에 입당한 이규원 전 부부장검사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다.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근무하던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이 과거 무혐의 처분받은 사건번호로 자신 명의의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함으로써 불법으로 출국 금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검사는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 전 검사는 비례 후보 20인에 들지는 못했으나,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 전 결격사유 발생으로 등록누락자가 나올시 후보로 추천되는 예비후보자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공천을 신청한 검사 출신 인사 중 절반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만나 “검찰 독재 조기 종식”에 뜻을 모았었다. 당 ‘검찰독재탄압대책위원회’는 “수십 명에 달하는 검사 출신들의 여당 후보 출마 러시는 하나회가 국회를 장악했던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맹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천신청자 15명 중 8명(53.3%)이 공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선 탈락하거나 공천 배제된 7명 외에 중도 포기자(소병철 의원)도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은 광주 광산갑 공천을 받은 박균택 민주당 후보다. 박 후보는 과거 서울지검 북부지청(현 서울북부지검)을 시작으로 광주지검과 법무부,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에서 근무했다. 2015년 검사장급인 대검 형사부장으로 승진했고, 2017년에는 검찰 내 요직으로 통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후보는 검사장급인 고검 차장이나 일선청 검사장을 거치지 않고 문재인정부에서 곧장 고검장으로 직행하기도 했다. 2018년 광주고검장을 지냈고, 이듬해에는 법무연수원장에 임명됐다. 2019년에는 윤석열 대통령(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검찰에서 퇴임한 이후에는 법무법인 광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변호를 맡았다.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신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론조사 경선 결과 민주당으로부터 전북 전주을 공천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그는 지난달 23일 민주당 26호 인재로 영입됐다. 법무부는 조국 전 장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라고 말한 이 전 고검장을 지난달 27일 해임 처분했다. 이 전 고검장은 본선에서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 강성희 진보당 의원과 3자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실 등을 거치지 않고 '현직 검사' 신분으로 공천을 신청한 김상민(경남 창원의창) 전 대전고검 검사, 박용호(밀양·의령·함안·창녕) 전 부산고검 검사가 모두 컷오프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에) 검사 공천을 얘기하는데 검사 공천을 누가하고 있느냐”, “(현직 검사 신분으로 공천을 신청한 김상민 전 검사의 컷오프 사례를 들어) 오히려 제가 결벽증 있게 하지 않느냐”고도 맞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와 정당의 발표 등을 종합한 결과,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한 검사 출신은 35명이었고 이 중 공천된 인사는 21명(60%)이었다. 나머지는 경선 탈락하거나 공천 배제(컷오프)됐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