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의 인도네시아에 박살난 베트남... "박항서 돌아와"

2024-03-27     김혜인 기자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오른쪽 둘째)이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이끌고 한국에게 패배한 직후 손흥민 선수(오른쪽)에게 인사하고 있다. photo VN익스프레스

'쌀딩크' 박항서 전 감독의 후임으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던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1년 1개월 만에 경질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3-0으로 대패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26일(현지시각) 베트남축구연맹(VFF)은 필립 트루시에 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트남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3-0으로 패배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아시아 3차 예선까지 올랐던 베트남은 이번에는 2차 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오늘을 끝으로 트루시에 감독과 계약이 종료된다. 트루시에 감독은 자신이 베트남 팬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며 “트루시에 감독의 높은 책임감과 대단한 전문성은 인정하고 그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당초 트루시에 감독의 임기는 북중미월드컵이 끝나는 2026년 7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하반기 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때까지 일본대표팀을 맡았던 트루시에 감독은 지난해 2월 박 감독의 뒤를 이어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에 취임하며, 베트남 U-23 대표팀 감독도 겸임했다.

그러나 예선 탈락 위기에 놓인 베트남은 트루시에 감독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루시에 감독 경질에 결정적인 경기인 인도네시아전은 공교롭게도 사령탑에 한국인 지도자인 신태용 감독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베트남은 전임 박항서 감독 체제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바 있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박 전 감독은 지난해 1월 감독직을 그만뒀는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2018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쌀딩크'라는 애칭으로 불렸으며, 베트남 항공사의 평생 이용권을 받는가 하면 베트남에서 훈장만 세 개를 받았다.

상당수 베트남 축구팬들은 여전히 박 감독을 그리워하는 중이다. VTV와 TOUI TRE(뚜오이쩨) 등 베트남 언론사 기사 댓글에는 “박항서의 복귀를 바란다” “박항세오 감독이 그립다” 등의 박 감독의 복귀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