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수감 송영길도 재판 불출석… “정신적 충격”

2024-04-01     이동훈 기자
4월 총선에서 광주광역시 서구갑에 옥중 출마하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 photo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수감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가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1일 재판에 불출석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자신이 '옥중 창당'한 소나무당 후보로 광주광역시 서구갑에 ‘옥중 출마’하는 송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보석을 허가해 달라며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한데, 지난 3월 29일 재판부가 보석 요청을 기각하자 이에 대한 앙심을 품고 재판에 불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송 대표는 법원에 도착했지만, 재판정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송영길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송 전 대표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 치료가 필요해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한다”며 “짧게 접견해서 구체적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다시 접견해 정신 상태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재판부 측은 “보석을 허락하지 않아서 심리적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진료를 받은 뒤 진단서나 소견서 등을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송영길 전 대표의 아들 주환씨는 지난 26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모친 남영신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야권 정치인이 많지만 유독 송영길 대표만 지금 차가운 겨울 감옥에 억류돼 있다”며 “무죄추정의 원칙과 불구속 수사 및 재판의 원칙은 송영길 대표에게는 지금 언감생심의 배려가 돼 있다”고 재판부를 비난한 바 있다.

동일하게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국 유세 현장을 자유롭게 누비고 있는데, 송 전 대표만 옥에 갖혀 유세를 못한다는 푸념이었다. 송영길 전 대표도 지난 3월 6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도 2심까지 유죄이나 법정 구속되지 않아 창당 등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며 “저를 방어할 수 있도록 불구속 재판을 부탁드린다”고 읍소한 바 있다.

한편, 법원에서 부르면 즉각 출두하는 일반인들과 달리 정치인들의 재판 불출석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남 대장동ㆍ백현동ㆍ위례ㆍ성남FC’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3월 선거 일정 등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거나 지각했다.

결국 재판부가 구인장 발부를 통한 강제소환 가능성을 내비치자 이재명 대표는 비로소 지난 3월 26일 법정에 출석해 “재판, 나 없어도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