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늘었는데...'깜깜이 기간' 악재 변수 된다

2024-04-05     김회권 기자
지난 4월 1일 서울 서초구 한국세무사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22대 총선 격전지 중에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는 곳이 적지 않다. 일단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는 서울의 한강벨트와 PK(부산·울산·경남)의 낙동강벨트에서는 1~2%포인트 내 초접전을 벌이는 곳도 있다. 사전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지지층은 총결집 중이다. 현재 여야는 50여곳 정도를 경합 선거구로 보고 있다.

서울 한강 벨트에서는 용산과 동작을 등이 오차범위내 접전지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에서는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 현역이자 4선인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4월 2~3일 용산과 동작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용산에서는 강 후보(47%)가 권 후보(4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질렀다. 4년 전에는 불과 890표(0.7%포인트) 차이로 권 후보가 강 후보에게 이겼다. 동작을에서는 4선 중진인 나경원 후보(48%)가 민주당 영입 인재인 총경 출신의 류삼영 후보(43%)를 앞섰지만 오차범위(±4.4%) 이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낙동강 벨트의 대표적 격전지인 경남 양산을에서는 현역인 김두관 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가 여론조사마다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거나 뒤지며 접전을 펼치고 있다. 정명희 민주당 후보와 박성훈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은 부산 북을도 여론조사 때마다 선두가 바뀐다. 선거구가 합쳐지면서 현역 간 대결이 성사된 부산 남구에서도 박재호 민주당 후보와 박수영 후보가 1~3%포인트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깜깜이 기간' 중 뒤집어졌던 20대 총선

이미 무당층은 상당히 줄었고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지역구 투표에서는 어느 정도 결집이 이뤄졌다. 다만 선거 당일까지 여론의 추이를 알 수 없는 기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일명 '깜깜이 기간'이 시작된 건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월 10일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4월 4일부터는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알 수 없다. 단 4월 3일까지 조사한 결과는 공개가 가능하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6일부터 투표가 끝날 떄까지 당선 예상자나 정당 지지도에 관한 여론조사 발표를 금지하고 있다. 여야가 상대방을 심판해달라며 서로 심판론을 꺼내들고 있고 의료대란처럼 해결하거나 혹은 해결하지 못했을 때 변수가 될만한 이슈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여론의 향방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게 됐다.

이렇다보니 과거 행적이나 막말 등 리스크가 생겼을 때 당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깜깜이 기간 때는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2016년 있었던 20대 총선은 블랫아웃 기간 동안 판세가 뒤집힌 대표적 사례다.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실시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보다 두 배 정도 앞서 있었고 언론들도 이런 여론조사를 근거로 새누리당 예상 의석 수를 적게는 150석, 많게는 180석까지 내다봤다.

하지만 선거 직전 불거진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은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깜깜이 기간동안 여론은 요동쳤다. 막상 선거가 끝나고 새누리당이 받아든 성적표는 122석이었다. 원내 1당은 새누리당보다 1석 더 얻은 민주당이 차지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