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면 반박 함운경, “4.3 강경진압 주역은 민주당 대선 후보 조병옥”

2024-04-05     이동훈 기자
지난 4월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사건 추념식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photo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주 4.3사건 추념식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4.3학살의 후예’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는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제주 4.3학살의 후예 정당”이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4월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사건 추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4·3 학살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정치집단이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여전히 4·3을 폄훼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1985년 미 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을 일으킨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전향해 서울 마포을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함운경 후보는 1960년 제4대 대선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민주당 구파의 리더 유석 조병옥 박사(1894~1960)를 지목해, “조병옥은 미 군정 시절 군정청 경무국장을 거쳐 경부부장(현 경찰청장)에까지 올라 좌익 척결을 앞장서서 실천한 핵심 주역”이라며 “제주 4.3사건이 발생하자 강경진압을 적극 주장하고 이를 실행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아울러 함 후보는 “온 섬에도 휘발유를 뿌리고 한꺼번에 불태워 죽여 버려야 한다”는 조병옥 박사가 했다는 말까지 인용했다. 이에 “제주 4.3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가장 폭력적으로 진압한 장본인은 바로 더불어민주당의 기원인 조병옥 경무부장”이라는 것이 함운경 후보 측 주장이다.

실제로 조병옥 박사는 미 군정 시기 한국인 치안총책인 경무국장으로 활약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에 경무부장과 내무부 장관을 지냈다. 1948년 4월,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위한 5.10 총선거를 저지할 목적으로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제주총책 김달삼이 주도해 제주 ‘4.3사건’이 터졌을 때, 미 군정의 한국인 치안총책으로 강경진압을 주도한 사람도 조병옥 박사다.

이후 조병옥 박사는 한국전쟁 시기 이승만 정권에서 내무장관을 지냈으나, 이후 이승만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져 이후 민주당에 참여하기에 이른다. 1955년 9월 18일 창당한 민주당은 현 더불어민주당의 뿌리로, 초대 대표인 혜공 신익희에 이어 조병옥 박사는 후임 대표(2~5대)에 취임해 민주당 구파의 리더로 활약했다. 1960년 대선때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선거 도중 위암이 발병해 미국 월터리드 육군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후유증으로 사망했다.

한편,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함운경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사(史)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길 권한다”며 “아니면 아는체 말고 침묵하시라”고 충고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