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대파’ 출입 금지에 야당 반발…조국 “‘대파’당할 것”

2024-04-06     김연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 27일 오후 충북 제천시 동문전통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대파를 들어보고 있다. photo 뉴시스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보고 출입 금지시킨 것을 두고 야당에서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기가 찬다”고 했다. 또한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선관위에서 대파를 가지고 선거 투표소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참 해괴하다”며 “요새 선관위가 할 일은 안 하고 안 할 일은 참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대파’를 두려워하는 세력, ‘대파’ 당할 것”이라는 글을 올린 후 “실파나 쪽파는 들고 가도 되냐”고 말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지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파는 들고 못 들어가면 요즘 문제가 되는 사과나 양배추는 들고 들어가면 되나. 혹시 디올백은 괜찮나”라며 “대파 가격을 갖고 정부와 여당이 국민 눈을 속이려고 해도 좋지만, 선관위까지 ‘파틀막’을 해서야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장 보러 나간 김에 투표장에 들릴 국민 여러분, 장바구니에서 대파는 빼셔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대파 같은 정치적 표현물을 손에 든 불령선인으로 낙인찍혀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를 일”이라며 “정권을 향한 국민의 풍자와 해학을 입틀막 하려는 노골적인 의도 앞에, 표현의 자유를 옥죄려는 당당한 시도 앞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 사례별 안내 사항’이라는 문건을 통해 투표소에서 생길 수 있는 민원 상황 대처법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해당 문건에는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할 수 있으니 만일 투표소 내에 대파를 들고 들어가려고 한다면 외부에 보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선관위가 임의로 ‘대파 소지는 문제가 있다’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최근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의 질의가 왔기에 여기에 답변하면서 입장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관위는 투표를 마친 뒤 사전투표소 밖에서 대파를 들고 투표 인증샷을 찍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