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일진? 강경 발언 잇따르는 의료계

2024-04-07     김경민 기자
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만남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의료계 내 강경파들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자문위원·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집 아들이 일진에게 엄청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지요"라며 "에미애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천공? 윤통?) 만나서 담판 지어야죠"라고 말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을 일진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 교수는 "교수님들, 우리 단합해서 같이 우리 학생, 전공의 지켜냅시다"라며 "전의교협, 비대위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교수들 조직만이라도 전공의 7대 요구 중심으로 단일한 목소리 (내고) 뭉쳐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전공의들의 7대 요구안은 ▲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 대상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역시 같은 날 "이과 국민들이 일으킨 나라를 문과 지도자가 망친다"며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비판했다.

의료계에서 이같은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이 사실상 아무 소득없이 끝난 이후부터다. 당시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만남 직후 개인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이후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고 있지만, 전공의와 윤 대통령의 만남이 의대 증원 규모 등 쟁점을 두고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자리가 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