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도 또렷... 개기일식에 들썩인 北美대륙

2024-04-09     김경민 기자
미국 텍사스 댈러스 지역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일반 휴대폰 카메라로도 또렷하게 현상이 관측된다. photo 독자제공

태양과 지구 사이로 달이 지나면서 햇빛을 완전히 가려 마치 달이 해를 품는 것처럼 보이는 개기일식이 8일(현지시간) 북미 대륙에서 7년 만에 관측되면서 이 현상이 관측되는 미국 일부 지역에 수백만명이 몰렸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 전체를 가리는 현상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더 크지만(단면 면적 기준), 지구와의 거리도 약 400배 더 멀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기에는 태양과 달의 크기가 같아 보이게 된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 관측되는 곳에서는 하늘이 마치 새벽이나 황혼 때처럼 매우 어두워지고, 하늘에 구름이 없이 맑은 곳에서는 태양 대기의 바깥 영역인 '코로나'를 볼 수 있다. 북미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이후 약 7년 만이며, 이번 개기일식 이후에는 2044년 8월 23일에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미국을 비롯해 멕시코, 캐나다 등에서는 지역에 따라 개기일식 또는 부분일식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달이 움직이는 경로에 따라 그 그림자에 들어가 개기일식이 관측되는 곳으로 알려진 지역에는 수백만 명이 몰려들었다. 이번 개기일식은 멕시코 일부 주에서 관측되기 시작해 동북부 쪽 대각선 방향으로 미국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메인주를 통과했다. 테네시와 미시간주의 일부 지역에서도 관측돼 미국의 총 15개 주가 관측 범위에 들었다. 미국의 경우 개기일식 관측 지역의 인구는 약 3200만명에 달하며, 미 연방 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약 500만 명이 해당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속 시간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2017년 당시 최대 2분 42초였던 데 비해 이번에는 멕시코에서 최대 4분 28초, 미국 텍사스에서는 최대 4분 26초가량 펼쳐졌다.

미국 텍사스 댈러스 지역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일반 휴대폰 카메라로도 또렷하게 현상이 관측된다. photo 독자제공

이번 개기일식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알려졌던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도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댈러스의 유명 퓨전한식당 '코리야키'를 운영하는 유원균 씨는 "12시 30분부터 1시 40분경까지 사람들이 개기일식을 보러 가는 바람에 식당이 한산했다"며 "주변 가게 상인들까지 밖으로 나가서 개기일식을 관측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씨가 보내온 사진을 보면 일반 핸드폰 카메라로도 선명하게 개기일식 장면이 담길 정도로 또렷하게 현상이 관측되는 정도였다. ABC, CBS, NBC, CNN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이날 아침부터 특별방송을 편성해 주요 개기일식 지역을 생방송으로 연결, 중계방송을 하며 '잊지 못할 우주쇼' 현장을 시시각각 전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