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정외과 총동창회·안동 유림 “김준혁 사퇴하라”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총동창회와 안동 유림인사들이 9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역사학자인 김 후보는 과거 ‘이대생 성 상납’과 ‘퇴계 이황 성관계 지존’ 발언 등이 밝혀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대 정외과 총동창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동창회(회장 김희정)는 지난 8일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발표한 이화인공동성명에서 ‘자신의 이모 일’이라며 주장한 고은 씨의 고백은 사실과 전혀 다른 거짓임을 밝힌다”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검증되지 않은 사실로 이대를 정쟁에 휘말리게 한 더불어민주당의 김준혁 후보는 후보직 사퇴로 이대와 그 동문들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앞서 이대 사회학과 73학번이라고 밝힌 고은 씨는 지난 8일 이대 앞 기자회견에서 이대 정외과를 다닌 자신의 이모 은예옥 씨가 당시 김활란 이대 총장이 주도한 미군 성 상납 피해자였다고 주장했다. 고은 씨는 “이모가 1935년생으로 정치외교학과를 다녔고, 1948년 무렵 낙랑클럽 그 당시 김활란에게 걸렸구나 하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
총동창회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외과는 1950년에 창설돼 1회 입학생을 맞이했다. 은예옥이란 학생은 1956년에 입학해 1961년에 졸업한다”며 “고은 씨가 자신의 이모가 1948년 무렵 낙랑클럽에서 성 상납 당했다는 말은 사실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미군정기는 1953년에 끝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는 안동 유림인사에게서도 나왔다. 이날 오후 유교문화선양회를 비롯한 안동 유림단체 대표 39명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는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낯 뜨겁게 엮어 선현(先賢)을 욕보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이런 후보의 망언을 엄중히 규탄하며, 동시에 즉시 잘못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국회의원 후보에서 사퇴함은 물론 당 차원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재업 안동유교선양회 회장은 “김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안동 유림은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안동인으로서 김 후보를 공천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과하고 김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2월 출간한 자신의 책 ‘변방의 역사 2권 밤의 히히히스토리’에서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등의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며 관련 대응을 자제했지만 지난 8일 오후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준혁 논란의 대반전. 나의 이모는 김활란의 제물로 미군에 바쳐졌다는 증언 터졌다’는 제목의 영상 링크와 함께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라고 적었다가 1시간 만에 삭제하면서 김 후보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여당에서는 관련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어제 이재명 대표가 김준혁 후보 역사관과 여성관에 대해 동의한다는 취지의 SNS 글을 올렸다”며 “이재명 대표는 같은 생각이고 옹호하는 것이다. 거기에 괜찮다 해주실건가, 범죄자들이 나라를 망치는데 끝까지 두고 볼 건가”라고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