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정동영 귀환, 최경환 낙선... 올드보이 '엇갈린 운명'

2024-04-11     설석용 기자
제22대 총선에 출마했던 여야 원로 정치인들. 사진은 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photo 뉴시스

이번 제22대 총선에 나선 여야 올드보이들의 운명이 엇갈렸다.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무려 92.3%, 최다 득표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2위를 기록한 국민의힘 곽봉근 후보는 7.64%를 기록했다.

'정치 9단'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 전 원장은 이번 당선으로 5선 국회의원이 됐고, 22대 국회 내 최고령 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남은 3년은 제발 변해야 한다"며 "김건희, 채상병, 이태원 특검을 수용하고, 민생 서민경제, 남북 관계, 외교, 민주주의가 더 이상 파탄나지 않도록, 국정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대통령이 잘한 것은 잘했다고 평가하고 잘못한 것은 강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면서 "또, 정치 선배로서 22대 국회가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는데 저의 경험과 경륜을 쏟겠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병에 민주당 후보로 도전장을 던졌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도 82.08%로 대승을 이뤄냈다. 정 전 장관도 전주시병에서 다섯 번째 당선이다. 2위인 전희재 국민의힘 후보는 12.29%에 그쳤다.

정 전 장관은 자신의 SNS에서 "당선의 기쁨보다 앞으로 짊어져야 할 책무를 더 무겁게 받아 들이겠다"면서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종식시키는 선두에 설 것이며, 주름진 민생경제를 되살리는데 혼신을 다 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민주당 소속의 원로들은 기쁨을 만끽한 반면, 무소속 출마로 기대를 모았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북 경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조지연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쓰디쓴 고배를 마셨다.

최 전 부총리는 조 전 행정관과 개표가 끝날 때까지 초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1665표 차이로 정계 복귀에 실패하고 말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 전 부총리는 출소 뒤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경산에 출사표를 던져 총선 정국 내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최 전 부총리는 경산에서 유일하게 4선을 한 중진의원으로, 그의 등장 소식이 전해질 때부터 여론과 언론의 주목을 받아 왔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한 유일한 무소속 후보였기 때문에 맨파워와 당파워로 벌어진 지역 내 경합 구도가 총선 볼거리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