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낙선인사도 함께한 이천수 “난 사람만 본다”

2024-04-15     김혜인 기자
원희룡 전 후보와 선거운동을 함께 하고 있는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 photo 원 전 후보 페이스북 발췌

제22대 총선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 지원 유세를 뛴 축구선수 이천수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선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앞서 이 선수는 지난 2020년에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세에 나섰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를 도운 바 있다.

이 선수는 지난 15일 공개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후보자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을 두고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계양이라는 작은 지역보다 국가라는 더 큰 그림에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라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경기지사를 지냈고, 2년간 계양을 의원으로 있었으니 적임자가 아니었나’라는 질문에 “이 후보는 어떤 분인지 내가 잘 모른다”며 “나는 계양을 위해 더 열심히 뛸 사람을 원했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원 후보는 계양에 온지 얼마 안되지만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계양을 빨리 바꿔야 한다는데 진심으로 공감했다”며 “공약, 토론회에서 보여준 고민과 대안들만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을 지지하냐’는 질문에는 “어느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이 선수는 “계양은 내가 자란 곳”이라며 “축구를 처음 시작한 곳고 함께 축구했던 내 친구들이 여전히 사는 고향 같은 곳”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낙후 지역에서 벗어나 발전하려면 일 잘하고 힘도 있는 일꾼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사람만 본다. 아주 단순하다. 내가 좋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했다.

‘원희룡 캠프’에 합류한 배경에는 “2016년인가 2002 월드컵 4강 주역들이 제주 여자축구부를 방문했을 때 당시 도지사였던 원 후보를 처음봤다”며 “보좌관이 절친이라 몇 번 같이 뵙다 보니 친분이 쌓이고 서로를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원후보가)솔직히 계양으로 오지 말라고 말렸다”며 “워낙 민주당이 강해 당선되기 힘드니까. 그런데도 굳이 오시겠다면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축구로 치면 원희룡 후보는 원정 경기를 하러 온 사람인데 정말 열심히 하니까 홈팀 관객도 인정했다”며 “민주당 성향 주민 중에도 당과 상관없이 뽑으라면 원희룡을 뽑겠다는 분들 많았기에 후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선거 유세 당시 주민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잡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선수는 “유세 첫날부터 욕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멘붕이 오더라”라며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그분들은 욕하고 조롱하는 데 거침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선수는 “월드컵 응원할 때는 원팀이 되는 국민이 선거 때는 빨강과 파랑 양날로 갈라지는 게 섬뜩했다”며 “그래서 후보님한테 물었다. 정치가 원래 이런 거냐고. 그러자 ‘조국 사태’를 겪으며 분열이 더 심해졌다고 하시더라”고 언급했다.

‘정치에 뜻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축구협회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주제에 정치는 무슨”이라며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간 고깃집에서 소고기가 아니라 김치찜을 먹어서 서운하진 않았느냐’는 농담성 질문엔 “그 식당은 원래 김치찜으로 유명한 맛집으로 워낙 바빠 고기 구워 먹을 시간도 없었다”며 웃었다.

한편, 이 선수는 인천지하철 1호선 임학역 개찰구 앞에서 원 전 후보와 출근길 시민들에게 ‘낙선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원 전 후보는 유세 기간 내내 함께한 이 후원회장과 ‘감사합니다’ 피켓을 들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인사를 하고 손을 건네 시민들과 악수하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