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마의 숫자 '8명'...비주류 세력화 가능할까

2024-04-17     김회권 기자
안철수(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과 김재섭 당선인이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에는 숫자 '8'이 변수다. 108석이라는 의석에서 8석만 이탈한다면 많은 변수들이 생긴다. 이 때문에 그간 숨죽이고 있던 당내 비주류 의원들 쪽으로 시선이 쏠린다.

8명이 이탈을 결정할 경우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개헌 저지선 붕괴가 가장 크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숫자다. 채 상병 특검법의 경우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도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마찬가지다. 22대 국회에 다시 등장하지도 모를 특검 정국에서 국힘 의원 8명의 움직임으로 거부권 마지노선인 100석이 무너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내 비주류·쇄신파 모임이 이뤄질지 주목받는다. 비주류나 소장파 의원들 8명이 당론을 뒤바꾸는 힘을 갖게 되기 때문에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낫다. 김재섭 당선인과 같은 30대 쇄신파 의원들이나 대통령과 선긋기에 나설 지도 모를 안철수 의원처럼 잠룡들의 발언이 더욱 무게를 얻게 될 수 있다. 여당 내 야당을 용인하지 못했던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특검 정국'에서 8석 둘러싼 분화 본격화

국민의힘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초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된 소장파 모임이 쭉 존재했다. 16대 국회 때는 '미래연대', 17대 국회에서는 '새정치수요모임', 18대 국회 때는 '민본 21', 19대 국회 때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라는 비주류 세력이 정국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당 내부에 쓴소리를 전달해 왔다.

하지만 20대 국회부터 당내 소장파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초·재선 모임인 '통합과 전진'이 결성됐지만, 과거 소장파 모임과 같은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고 21대 국회에서는 이런 모임조차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미 4·10 총선에서 패한 뒤 여권의 세력 구도는 재편되는 분위기다. 비윤(비윤석열) 그룹에서는 ‘당정 관계 재정립’을 이야기하며 당의 독립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당내에서 독주했던 친윤(친윤석열)계는 총선 패배의 여파로 관망 중이지만 예전과 같은 영향력 발휘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더해 한동훈 체제에서 공천을 얻은 초·재선 중심의 당선인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지도 봐야 한다. 22대 국회 시작 뒤 펼쳐질 ‘특검 정국’에서 '8석'을 둘러싼 분화가 본격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