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vs 6선, 민주당 개원도 안 한 22대 '국회의장' 경쟁
4·10 총선에서 175석을 얻어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벌써 또 다른 경쟁을 시작했다.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레이스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2년 임기로 각각 선출된다.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보통 최다선 의원끼리 경쟁해 온 게 관례다. 원내 1당인 민주당 최다선은 6선인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다.
추 전 장관의 경우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악연 때문에도 주목받는다. 추 전 장관은 4월 17일 SBS라디오에서 "혁신 국회의장 역할을 많이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역할이 주어지면 거부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국회의장을 노리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조정식 의원은 대표적인 친명계다. 민주당 사무총장이며 이번 총선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공천 등 선거 실무에 깊이 관여해왔다. 선거 승리에 공을 세웠다.
당초 분위기는 추 전 장관이 앞서는 모양새였다. 정권심판 기조와 맞춰 나갈 수 있는 추 전 장관의 선명성이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의 독불장군식 행동이 오히려 리스크로 거론된다. 자칫 국회의장이 돼서도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연장해 벌일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은 국회의장을 중재하는 자리라고 본다. 이 때문에 전반기와 후반기 각각 2년씩을 두 사람이 나눠서 맡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다.
6선 리스크 있으니 5선 가자?
최근에는 과거 추 전 장관의 상임위 시절의 행동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었던 추 전 장관은 여당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들과 자신이 중재안으로 내놓은 노동관계법을 강행 처리했는데, 당시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막으며 회의장 문을 잠구는 일이 있었다. 이 일로 추 전 장관은 당원 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조 사무총장 역시 이 대표의 측근이라는 게 강점이지만 오히려 의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이런 관계가 장애물이 된다. 이런 6선들의 리스크 때문에 등장하는 게 5선 의원들이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협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의장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선수 파괴를 하자는 주장도 있다.
현재 물망에 오르는 5선 의원에는 김태년 의원과 정성호 의원 등이 있다. 김태년 의원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을 맡으며 여당과의 협상 경험이 많은 게 장점으로 꼽힌다. 정성호 의원도 출마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역시 조정식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의 40년 지기이자 측근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