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룰 내부 신경전…‘당심 100%’ VS ‘민심 반영’

2024-04-18     김연진 기자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서 당선자들이 선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총선 참패 후 차기 지도부 선출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에서 전당대회 룰 개정을 놓고 내부 신경전이 벌어졌다. 수도권 당선자 중심으로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는 가운데 지금처럼 ‘당원투표 10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아 팽팽한 대립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 당선자들은 ‘당원투표 100%’로 지도부를 구성하다보니 민심과 멀어지고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서울 도봉갑 김재섭 당선자는 4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국민의힘이 정치 동아리는 아니지 않냐”며 “국민께 책임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라도 당원 100% 구조는 바뀌는 것이 맞다”고 썼다. 김 당선자는 총선 직후부터 전당대회 룰을 ‘당심 50%, 민심 50%’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5선에 성공한 윤상현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지난해에도 100% 당원 투표를 반대했다”며 “민주당은 적어도 당심이 75%, 민심이 25%인데, 우리는 70대 30에서 당원투표 100%가 됐다. 당연히 이것을 (바꾸는 것을) 혁신위원회 성격을 포함한 비대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 성남·분당감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은 지난 4월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어야 한다”며 “지난번엔 민심 30%, 당심 70%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뽑혔던 전당대회는 민심 50%, 당심 50%였다. (전대룰을) 바꾸는 게 필수적이라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현 경선 룰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정됐다. 그전까지는 안 의원의 언급처럼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방식이었다. 당시 친윤(친윤석열)계 주류는 ‘민심이 윤심이고, 윤심이 곧 당심’이라며 역선택 방지 등을 명분으로 룰 개정을 주도했다. 이후 지도부는 친윤계 중심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당심 10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완강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대표를 선출하는 룰을 여론조사 30%, 당원 70%로 바꾼 것은 제가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을 할 때인 2006년이었다”며 “국민들 대상으로 하는 본선거는 이대로 진행해도 무리가 없지만 당대표 선거는 타당 지지하는 사람도 우리당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불합리가 속출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당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돼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라며 “제가 만든 룰이지만 당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 게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도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표는 당심으로 뽑는 게 맞다고 본다”며 “(거론되는 후보는) 모두 비윤이라 룰을 바꾸고 말고 할 필요도 없는 거다”라고 현행 규칙 유지에 힘을 실었다.

각자의 셈법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내부 설왕설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4월 18일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 참석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는 영남 의원들 좀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전당대회 투표에) 민심 50%를 반영해야 한다. 제 마음으로는 100% 민심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