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그런 버릇 배워" 고성 오간 '채상병 청문회'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상황이 벌어졌다.
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오후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질타 받으니 신종 수법을 들고 나왔다"며 "일부러 기억 안 나게 뇌의 흐름을 이상하게 조작하지 말라"고 호통쳤다. 증인으로 출석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기억 나는 대로 말씀 드리겠다"는 단서를 달아 진술하자 이같이 말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도 신경전을 벌였다. 정 위원장이 이용민 전 해병대 포7대대장과의 질의 과정에서 "임성근은 부하 직원이 떠내려가고 실종된 걸 저녁에 알았다고 한다. 이 사실을 믿냐"며 확인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채 해병이 물 속에서 작전 했다는 것은 실종 사고 이후 19일 19시쯤 알았고, 실종 시간 난 시간은 9시 4분이었다. 최초부터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다"고 맞섰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본인은 현장 지휘권이 없는데 왜 보고 받나. 작전 통제권도 본인한테 없는데"라며 "본인 지금 진술은 실질적으로 지휘권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사단장이 "반증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치자 정 위원장은 "증인이 위원장이냐"고 고함쳤다.
정 위원장은 "왜 위원장의 생각까지 재단하려고 하냐"며 "위원장이 그렇게 생각 한다는데, 위원장이 생각도 못 하냐. 어디서 그런 버릇을 배웠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날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사위 '채상병 특별검사법' 입법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핵심 증인들이 나란히 증인선서를 거부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증인선서를 거부한 인물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 전 사단장 등 3명이다.
이에 정 위원장은 "선서 거부 이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증인선서 거부의 죄로 고발하겠다"며 "법리 검토를 통해 오후에 즉각 고발 조치할 수 있도록 법사위 행정실 직원들은 준비해 달라"고 경고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질타에 나섰다. 법사위 간사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의원들이 무엇을 물어볼 줄 알고 전체를 다 거부하겠다는 것이냐"며 "선서는 거부하되 증언은 하겠다고 사전에 모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다"면서 "선서를 거부한 증인들은 국민의 명령에 대한 배신이고, 국민에 대한 항명"이라고 비판했다.
전현희 의원은 "선서하지 않은 분들은 국민이 보는 이 역사적 현장에서 '내가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내가 범인이라고 자백하는 것과도 다름없다"고 직격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