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北 러 파병' 정황...우크라 "6000명씩 2개 여단 훈련 중"

국정원 "연말까지 1만명 파병 예상"

2024-10-23     오기영 기자

북한군의 러시아에 파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대의 규모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23일(현지시간 기준)에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까지 북한군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가정보원 역시 북한군 3000여명이 러시아로 이동했다고 밝히면서, 북한군의 참전이 가시화한 것으로 보인다.


"6000명씩 2개 여단 훈련"... 23일 우크라 국경 접근 예측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한군 파병 움직임과 관련해 "6000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에게서 몇 가지 보고를 받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은 도전이지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 알고 있다. 모든 파트너가 이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의 전쟁 개입을 규탄한 모든 국가와 지도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러시아와 똑같이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어떻게 그들을 관리하고 지휘하나. 언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라며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되더라도 작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련해 러시아는 중국이 거칠게 반응하지 않도록 문제를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도 이 일에 매우 신중하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우리에게 위험하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서방 지원국들이 아직 대체로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으나 사실이라면 우려된다"는 식의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고 있다. 우리의 모든 파트너들도 이것을 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말뿐이 아닌 확고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군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까지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 국장은 "북한군이 23일 쿠르스크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내일 쿠르스크 방향으로 (북한의) 첫 번째 부대가 배치될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쿠르스크주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접하고 있는 러시아 서부 지역이다.


국정원 "북한군 3000명 러시아로 이동…연말까지 1만명 파병 예상"


한편 국정원은 23일 현재까지 북한군 약 3000명이 러시아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또 오는 12월까지 총 1만명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군이) 추가적으로 1500여명이 파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까지 러시아로 이동된 총 (북한군) 규모는 3000명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야당 간사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약 1만여 명 파병은 12월 경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박 의원은 "물론 실제로 더 파견됐을 수도 있고 일부 숫자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략 그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러 간 계획한 약 1만여명 파병은 12월경으로 예상된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전투 병력이 전투 현장에 파견돼 있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8월 초 북한 미사일 개발총책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러-우크라 전선에서 현지 지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북한 병력이 9월과 10월 두 차례 북한 내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소위 최정예 11군단, 폭풍군단이 주전력으로 파병돼 있다. 러시아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고 전했다.

 

※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