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길 진풍경? 분당구 초등학교 앞 근조화환의 정체

2024-10-24     김혜인 기자
photo MBC 보도화면

성남시의회 소속 시의원 자녀의 학교 폭력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학부모들이 근조화환 시위를 통해 강력한 항의를 표명했다.

2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모 초등학교 앞 인도에는 가해 학생의 학부모인 A 시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근조화환이 길게 늘어섰다.

근조화환에는 '분당 엄마들이 함께할게', '반성하고 사퇴하세요', '사과는 용서받을 때까지', '불공정한 세상을 배우게 해선 안 돼요'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번 시위는 온라인 맘카페와 단체 대화방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학부모들에 의해 이뤄졌으며,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게 위로와 지지를 전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 성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학생 4명이 피해 학생에게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게 하거나 게임 벌칙을 이유로 신체를 짓누르는 등 폭력 행위를 일삼은 것이 확인됐고, 그중 한 명이 성남시의회 소속 A 시의원의 자녀로 밝혀지면서 지역 사회의 큰 반발을 샀다.

A 시의원은 과거 해당 학교의 학부모회장을 역임한 사실도 알려져,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이 사건으로 경기도교육청은 가해 학생들에게 서면사과와 학급 교체 등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피해 학생의 부모는 이러한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상황이다. 피해 학생 역시 학급 교체를 요청했다. 

논란이 커지자 A 시의원은 지난 17일 사과문을 통해 "부모로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피해 학생과 가족,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 사회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성남시의회 홈페이지에는 A 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1000건을 넘었고, 학부모들은 그가 의회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이번 시위와 관련된 사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이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부모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성남시의회와 교육 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한 추가 조치를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