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빈소서 한동훈 만나 "불편했지만 재집권 위해 朴지지"

2024-10-28     권아현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빈소에 방문했다. photo 연합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빈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2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의 편하지만은 않았던 점을 "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이긴 했지만"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인 박 전 대통령과 크게 충돌하지 않은 점과, 친이계와 친박계가 화합해 선거에서 승리한 과정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잘해낼 것”이라고 했고, 한 대표는 “제가 잘해서 꼭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한 것은, 격화되고 있는 윤·한(尹·韓)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 차기 유력 대선주자, 즉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 양상인 점에서 닮았다”고 말했다. 

또한 여권 관계자는 “내부 갈등이 심하더라도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 아래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는 점을 이 전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친이계와 친박계간 충돌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치열한 계파전이었지만, 2012년 대선을 앛두고 이들은 오랜 갈등을 눌러 참았고, 그 결과 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 전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이런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은 24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을 때 “여당이 하나 된 힘으로 대통령을 도와서 정부 성공을 돕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은 과거 수사로 얽힌 관계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던 2018년 이 전 대통령의 다스(DAS) 비자금 및 횡령 사건을 수사지휘했다. 당시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형을 선고받고,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다. 여권 관계자는 “몇 차례 면담이 추진됐지만, 여러 상황이 겹쳐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이 전 부의장의 빈소에서 자연스럽게 만남이 성사됐고, 여권 관계자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갔고, 한 대표도 이 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전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