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서 자본주의 심장 뉴욕까지...인도계 파워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
인도계 무슬림이자 '민주사회주의자'를 표방하는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의원이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은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지낸 인도계 마흐무드 맘다니(79), 인도의 유명 영화감독 미라 나이르(68)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아프리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태어났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53)와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58) 등 인도계 미국인들이 실리콘밸리서 두각을 나타낸 데 이어,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까지 장악한 것이다. 지난 조 바이든 정부때 부통령을 지내고 지난 대선때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카멀라 해리스(61) 역시 인도계였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이번 뉴욕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나선 맘다니를 공개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미국 연방 하원의원 가운데 인도계는 당시 캘리포니아 제3구의 아미 베라(60) 의원 뿐이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인도계 연방 하원의원은 7선인 아미 베라 의원을 포함해 6명에 달한다.
그 중 작년 선거에서 처음 연방 하원에 입성한 수하스 수브라마니암(39) 의원은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서 당선됐다. 그간 당선된 인도계 의원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워싱턴주 등 주로 미국 서부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는 인도계 정치세력이 미국 동부로까지 세를 넓히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도 매체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인도계 미국인은 전체 미국 성인 시민권자 중 0.6%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 정부 기관에서 인도계가 고위직을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4.4%에 달한다. 인구 비중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엘리트 진입률을 보이는 셈이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 역시 명문학교인 브롱스 과학고등학교와 보든 칼리지를 졸업했고, 2020년 당시 현역 4선 의원이었던 아라벨라 시모타스(47)를 꺾고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투신했다.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이재묵 교수는 "인도는 아직까지 계급에 의한 빈부격차가 뚜렷한 나라이기에 미국으로 진출하는 이들 대부분이 엘리트"라며 "다인종 포용력이 높은 미국 남·서부와 수도인 워싱턴 D.C.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인도계 정치 세력 크기가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