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새 80만명분 마약...제주 바다가 위험하다

2025-11-08     이채은 기자
지난달 애월읍 해안가에서 발견된 우롱차 위장 마약. photo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주 해안에서 신종 마약으로 불리는 향정신성 의약품 '케타민'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불과 두 달 사이 다섯 차례에 걸쳐 발견된 양만 24㎏, 최대 8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도민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 40분쯤 제주시 조천읍 한 해안 갯바위에서 낚시객이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물체는 중국산 유명 우롱차 상표로 포장돼 있었으며, 간이 시약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케타민 1㎏으로 추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제주시 애월읍과 조천읍, 서귀포시 등지에서 같은 형태로 포장된 마약이 잇따라 발견됐다. 발견된 케타민은 모두 24㎏으로, 환각과 환청을 유발하는 강력한 마취제다. 올해 3~6월 제주에서만 케타민 관련 마약 사범 60명이 검거됐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노선이 재개되면서 전국적으로 마약 밀수 조직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제주국제공항을 통한 우회 밀반입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4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오려 한 30대 중국인이 검거됐다.

마약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제주가 '마약의 관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제주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수사 한 달째에도 마약의 유통 경로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