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토마스 배럿 그리스도하나님센터교회 담임목사

2025-11-23     이황희 기자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토머스 리 배럿(Thomas Lee Barret) 목사는 1944년생 원로 목회자로, 미국 시카고에서 목회와 방송, 가스펠 음악 활동을 병행해 온 인물이다. 16세 때 탁월한 음악적 재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와 빌리지 게이트(Village Gate) 등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며 교회 성가대에서도 활약했다. 신앙의 소명을 느낀 배럿 목사는 베델성경대학(Bethel Bible College)을 졸업하고 뉴욕주 목사 자격 시험에 합격했다. 결혼 후 1967년 시카고로 돌아와 그리스도하나님센터교회(Life Center Church of God in Christ)의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배럿 목사는 지금까지 다섯 장의 음악 앨범과 다수의 설교 녹음을 남기며, 신앙과 예술을 결합한 영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목회자로서의 삶 외에도 청년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연설가, 음악가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의 유명 래퍼인 카니예 웨스트는 그의 음악을 샘플링해 음반을 제작하기도 했다.

배럿 목사는 지난 11월 13일 ‘종교자유를 위한 세계 초종교 성직자 평화랠리 조직위원회’ 소속으로 한국을 찾았다. 스스로를 ‘친한파’라고 밝힌 배럿 목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 기독교 단체들이 주최한 행사에 초청돼 설교와 목회활동을 이어왔고, 한국 종교계와의 교류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서울 도심의 질서 있는 시민 문화를 인상 깊게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간조선은 지난 11월 14일 배럿 목사를 만나 한국에 온 이유와 그가 평소에 주창하던 종교의 자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가. “오랜 세월 함께해온 종교 지도자를 격려하는 데 있다. 한국 사회 전체를 향한 관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한학자 총재도 만났다.” 

- 현재 한국의 정치적 갈등을 국제 종교 지도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 세력 간 갈등은 한국 시민들과 사법 시스템이 판단해야 할 영역이다. 다만 해외 종교 지도자들의 눈에 들어오는 장면은 ‘한 종교 지도자가 수사와 구금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장면을 보며 ‘이것이 앞으로 종교 지도자들을 향한 새로운 형태의 압박이나 박해의 전조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 최근 한국의 종교 자유 환경은 어떤 변화를 보이는 것 같나. “한국은 오랫동안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며 활발한 신앙 활동이 이뤄지는 나라였고, 그런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여러 종교 시설과 단체가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습은 종교 자유의 상징이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 광화문에서 열린 ‘종교적 가치·종교적 양심 지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유와 그 자리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그 집회는 특정 단체 하나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종교의 자유 전반을 위한 자리라고 이해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는 세 가지다. 첫째, 종교의 자유는 인간 양심의 일부라는 점이다. 둘째, 인류는 물질문명에서는 크게 발전했지만 영성과 신앙의 가치는 점점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신학적 차이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넘어서는 신앙인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교 지도자에 대한 조치가 단지 법 집행이 아니라 한 사회가 신앙을 어떻게 보는지를 드러내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 이번 사안을 계기로 미국이나 해외 종교계 차원에서 계획하는 추가 행동이나 국제적 연대 움직임이 있나. “미국으로 돌아가면 먼저 동료 종교 지도자들과 이 문제를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과 대화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곳들의 인권과 종교 자유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다. 나는 어떠한 분노도 일으키고 싶지 않다. 정치인들의 양심과 인간애에 호소하고 싶다. 더 넓게는 앞으로 어느 나라에서든 종교 지도자와 종교 자체를 위한 평화적인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한국의 신도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나는 한국 국민을 대체로 따뜻하고 양심적인 사람들로 기억한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 예배와 회의장에서 만난 신앙인들은 정직하고 예의를 갖추려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의 신도들과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서로에 대한 선입견과 분노를 조금 내려놓고, 다시 사랑과 평화의 편에 서 달라는 것이다. 구금돼 있는 종교 지도자가 누구이든, 그를 대하는 방식은 결국 한국 사회가 어떤 가치 위에 서 있는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한국의 종교 지도자들과 신앙인들, 그리고 선한 양심을 가진 시민들이 어떤 형태의 종교 탄압에도 ‘아니오’라고 말해 주길 바란다. 동시에 미움이 아니라 사랑으로, 분열이 아니라 화해와 공존의 길을 선택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