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간조선 로고     [2113호] 2010.07.12


[화제] 통일교 문선명, 후계자 공식 선언

“내 상속자는 7남 형진 그 외는 이단자며 폭파자”

정장열  차장 

▲ 통일교 문선명 총재(왼쪽)와, 최근 문 총재가 ‘상속자’로 지명한 7남 형진씨.
통일교 문선명(90) 총재가 지난 6월 5일 7남 형진(32·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씨를 자신의 ‘상속자’로 삼는다는 내용의 친필 서명 문건을 작성해 통일교 내부에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통일교는 고령인 문 총재의 후계 문제를 놓고 자식들 간에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져 문 총재의 이번 문건은 내부 갈등을 정리하고 후계자를 공식 선포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홈피에 자필서명 문건
   

   문 총재의 자필 서명 문건은 통일그룹 인터넷 홈페이지(www.tongilgroup.org) 공지사항란에 게재되면서 그 내용이 외부에 알려졌다. ‘문선명 총재님 특보사항 선포’라는 제목으로 6월 29일자에 등록된 이 문건은 작성일이 6월 5일(통일교 자체 달력인 ‘천력 4월 23일’로도 표기)로, 문선명 총재가 쓴 글을 스캔해서 올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문건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특보사항은 세계통일교 천주통일선교본부의 공문만 인정한다. 한국천정궁(경기도 가평에 있는 문 총재의 거주지)에서 발표함’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과 ‘만왕의 왕은 한 분 하나님, 참부모님도 한 분 부모, 만세대의 백성도 한 혈통의 국민이요, 한 천국의 자녀이다. 천주평화통일본부도 절대유일의 본부다. 기 (그) 대신자 상속자는 문형진이다. 기 외(그밖에) 사람은 이단자며 폭파자이다. 이상 내용은 참부모님의 선포문이다’고 쓴 부분이다. 첫 번째 부분에는 문 총재의 서명이, 두 번째 부분에는 서명 대신 ‘문선명 인(印)’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두 번째 부분에서 ‘참부모님’은 통일교 내부에서 문 총재와 부인 한학자(66)씨를 지칭하는 말이다. .
   
   이 문건에 대해 통일교 내부에서는 “깜짝 놀랄 만큼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 총재가 세계 각국의 통일교 지도자들에게 자필로 휘호를 써서 보낸 적은 있지만 내부 문제에 대해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글을 남길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문 총재의 문건 내용 중 통일교 내부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대신자 상속자는 문형진’이라는 표현이다. ‘대신자’ ‘상속자’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통일교 한 인사는 “문 총재가 ‘대신자’ ‘상속자’라는 말에 대해 별다른 해석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잇는 후계자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신자’는 종교, ‘상속자’는 부(富)의 후계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총재가 총애… 대리인 역할
   
   형진씨는 문 총재의 7남 중 막내지만 그동안 문 총재의 총애를 받아왔다. 미국 하버드대 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지난 2008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회장에 취임하며 종교 부문을 총괄해 왔다. 그동안 굵직굵직한 종교 행사를 주관하며 이미 종교 부문에서는 문 총재의 대리인 역할을 해 왔다. 그는 모든 종교들끼리 벽을 허물고 화해를 해야 한다는 문 총재의 ‘초(超) 종교’ 이념을 적극적으로 구현해왔다는 평가를 내부에서 받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 재학 시절 삭발을 하고 잿빛 가사를 입고 다니는 등 불교에 심취했었다. 그는 2008년 국내에 들어와 종교 지도자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면서도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법장스님 열반식에 참여하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때 직접 조문을 하는 등 불교계·천주교계와의 교류에 적극적이었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결국 ‘통일교 왕국’의 뿌리인 종교 부문을 이끌 적임자라는 점에서 문 총재가 그를 자신의 대신자이자 상속자로 낙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3남 현진씨 추후 행보 주목
   
   이번 후계자 공식화로 문 총재의 아들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3남 현진(42)씨다. 그는 장남 효진(2008년 사망)씨와 차남 흥진(1984년 사망)씨가 모두 세상을 떠난 상태에서 사실상 장자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천주평화연합, 통일그룹 세계재단, 세계평화청년연합회 회장 등 통일교 내부에서 굵직한 직책을 맡아 왔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작년에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당시 통일교 내부에서는 문 총재의 엄명으로 그가 모든 공식 직함에서 물러났다는 해석이 나돌았다. 아버지와의 갈등이 컸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는 미국 워싱턴타임스의 경영 방침을 두고도 아버지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온라인 매체로의 변신을 주장했지만 문 총재는 기존대로 종이신문 우선을 주문했다고 한다.
   
   문 총재가 이번 문건에서 ‘천주통일선교본부의 공문만 인정한다’ ‘그밖에 사람은 이단자이며 폭파자이다’ 등의 경고성 문구를 집어넣은 것도 그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그를 향해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현재 문 총재는 현진씨에게 국내에서의 활동을 접고 미국 비즈니스에 전념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통일교 2인자로 평가받던 곽정환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의 사위이기도 한 현진씨는 서울 반포 메리어트호텔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문의 그늘 아래서 아들들이 떠오르고 있다(Sons Rise in a Moon Shadow)’는 제목의 통일교 관련 커버스토리를 다룬 ‘포브스지’ 아시아판에 따르면, 반포 메리어트호텔은 지분구조상 미국의 통일교 계열사가 최대 주주라고 한다. 문 총재의 4남 국진씨가 이끌고 있는 한국의 통일그룹 소속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진씨는 미국 비즈니스에 전념하라는 문 총재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NGO(비정부기구) 활동을 계속 주도하는 등 자신의 활동 영역 축소 압력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진씨의 후계자 공식화로 주목받는 또 다른 사람은 문 총재의 4남인 국진(41)씨이다. 2005년 미국에서 귀국해 통일그룹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는 그는 현재 통일그룹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경영을 맡은 지 2년 만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적자 수렁에 빠져 있던 통일그룹의 면모를 일신하는 등 경영수완 능력을 보여 아버지의 신임을 샀다.
   
   그가 이번 문 총재의 문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각종 인터뷰에서 동생 형진씨의 역할을 인정하고 수긍하는 듯한 발언을 해 왔다. 그는 2008년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동생 형진씨가 지난 4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회장에 취임하는 등 2세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데 후계 구도가 정리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아버님이 나에게는 기업을, 동생에게는 종교를 맡겼다. 2세 체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동생은 목회 활동을 상당히 잘하고 있다. 조그만 교회부터 시작했는데 10배 이상 키웠다. 동생이 잘하니까 계속 성장시켜 세계회장까지 맡긴 것이다. 나는 사업을 맡아 동생을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그가 이끌고 있는 통일그룹에는 일화와 용평리조트, 세계일보 등 15개의 계열사가 있다. 통일그룹의 연간 매출은 1조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통일교 2세 아들들
   
   장남 효진 2008년 사망
   차남 흥진 1984년 사망
   3남 현진(42) 천주평화연합, 통일그룹 세계재단, 세계평화청년연합 회장 등을 맡다 작년에 다 물러남
   4남 국진(41) 통일그룹 이사장
   5남 권진(36) 미국에서 공부 중
   6남 영진 1978년 사망
   7남 형진(32)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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