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1일 새벽, 기자가 직접 캡처한 유튜브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모바일 화면. 7만1000여회였던 조회수가 6만3000여회로 오히려 줄었다. ⓒphoto 유튜브
지난 7월 11일 새벽, 기자가 직접 캡처한 유튜브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모바일 화면. 7만1000여회였던 조회수가 6만3000여회로 오히려 줄었다. ⓒphoto 유튜브

최근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 자신의 채널이 ‘방해공작’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방해공작이란 정상적인 유튜브 활동을 방해하는 어떤 ‘세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사유를 듣지 못하고 광고 게재가 중단됐다는 채널부터 누군가로부터 조회수 감소 조작을 당하고 있다는 채널까지 각기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취재 결과 그 의혹 중에는 사실로 보기 힘든 경우도 있었지만, 실제 의구심이 들 만한 정황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보수 유튜버들이 주장하고 있는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의혹1 “누군가 조회수를 낮추고 있다”

구독자 40만명을 보유한 ‘황장수의 뉴스브리핑’에서 주로 제기하고 있는 의혹은 ‘누군가 조회수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채널 운영자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게재한 영상들의 조회수가 어느 시간대가 지나면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일어났다고 한다. “밤 10시30분에는 영상 조회수가 5만명이었는데, 밤 11시에 확인해보니 4만5000명으로 줄어들어 있었다”는 것이 황 소장이 제기하는 ‘조회수 조작 의혹’의 요지다. 황 소장은 ‘증거 자료’라며 직접 캡처해둔 화면을 보여줬다. 이 캡처 화면을 보면, 실제로 지난 5월 31일 올린 영상 5개 중 4개는 오후 8시45분 기록된 조회수가 한 시간 반가량 지난 10시26분에는 반대로 감소하거나 그대로 정체되어 있었다. 이 캡처 화면에 나타나 있는 한 영상의 조회수는 오후 8시45분 기준 5만3000회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오후 10시26분에는 4만7000으로 줄어 있었다.

지난 7월 10일 밤부터 7월 11일 새벽까지 기자가 10일 오후에 이 채널에 올라온 영상의 조회수를 실시간으로 직접 확인한 결과, 실제로 0시32분까지는 7만1196회였던 한 영상의 조회수가 0시50분이 되자 어느새 6만3257회로 줄어들었다. 이 영상과 비슷한 시점에 게재된 다른 영상들의 경우 1시간에서 3시간 가까이 조회수가 그대로 멈춰 있었다. 반면 이 채널과 구독자 수가 비슷한 다른 유튜브 채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회수가 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어떤 세력이 해킹 같은 방식을 통해 의도적으로 조회수를 깎아내리고 있다’는 황 소장의 의심이 충분히 가능한 정황이었다.

황 소장은 “조회수를 조작하려는 세력이 매일 밤마다 이 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조회수를 조작해 감소시키면 해당 채널의 신뢰도 역시 깎아내릴 수 있고, 결정적으로 광고비에 영향을 줘서 압박하겠다는 목적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튜브코리아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회수 감소 조작은 처음 들어보는 일”이라며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의혹2 “영상을 올리자마자 광고 제재가 들어온다”

영상을 업로드함과 동시에 ‘경고’를 받았다는 주장은 여러 보수 유튜버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경고’는 ‘해당 영상은 유튜브 콘텐츠 규정을 위반했으므로 광고비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경고를 받은 유튜버들은 “어떻게 영상을 올리자마자 규정을 위반했는지 파악할 수 있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낸다.

유튜브는 자체 콘텐츠 정책에서 “광고 게재에 적합하지 않아 수익 창출이 ‘광고 제한 또는 배제’ 상태가 되는 콘텐츠의 예”를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증오, 차별, 비하, 모욕을 조장하는 콘텐츠’와 ‘민감한 주제 또는 사건을 다루거나 이에 집중하는 콘텐츠’ ‘전쟁, 죽음 및 참사 등 민감한 사건’ 등이 광고 배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정하고 있다. 실제로 구독자 4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한 보수 유튜버는 “세월호 천막과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한 서울시의 편파성을 지적한 영상은 올리자마자 경고를 받았다”고 했다. 이런 경우는 ‘전쟁, 죽음 및 참사 등 민감한 사건’에 해당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에 따르면 대다수의 영상 검토 작업은 머신러닝에 의해 자동으로 처리된다고 한다. 머신러닝이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경험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학습해 스스로 성능을 향상시키며 알고리즘을 구축해내는 기술이다. 유튜브코리아 측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유튜브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삭제한 영상 개수는 총 820만개에 달하는데, 이 중 76.8%는 머신러닝 시스템에 의해 삭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삭제 영상 중 75.7%는 업로드된 이후 단 한 번도 조회되지 않은 영상이었다. 누군가가 해당 영상을 시청하기도 전에 머신러닝 시스템이 자동으로 삭제했다는 것이다.

머신러닝이 처리하는 영상 검토 외에 인적자원이 투입되어 모니터링을 하기도 한다. 사람이 영상을 걸러내기도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유튜브 글로벌팀’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해 처리한다고 한다. ‘민감한 사건 또는 주제’와 같은 규정의 경우, 같은 사안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내용으로 표현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전혀 달라질 수 있는 주관적 영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감한 것과 민감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의혹3 “1시간짜리 광고를 붙여 영상 시청을 방해한다”

광고 관련 보수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또 다른 의혹 중 하나는 “영상 앞에 30분, 1시간짜리 광고를 붙여 제대로 시청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코리아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1시간짜리 광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설사 1분 이상 길이의 광고라도 ‘건너뛰기’ 기능을 통해 넘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상 시청자가 광고를 건너뛸 수 없는 경우여도 길이는 최대 15초”라고 했다. 기자 역시 보수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1시간짜리 광고’는 찾을 수 없었다. 직접 확인한 유튜브 광고 중 가장 긴 분량은 최대 3분이었다. 유튜브 조작에 익숙지 않은 노인 시청자들이 ‘건너뛰기’ 기능을 알지 못해 이런 긴 광고를 참고 볼 수밖에 없는 사례가 의혹을 낳았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유튜브 내 ‘정치·시사 채널’은 보수가 장악하다시피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현재 보수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높은 구독자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신의한수’의 구독자는 75만명으로, 이는 공영방송 KBS뉴스(43만명)와 MBC뉴스(26만명)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때문에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이전부터 ‘현 정부가 보수 유튜브 활동을 방해하려 한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 등 해외사업자가 ‘불법행위’를 반복하고 이에 대한 시정명령을 3회 이상 위반하면 서비스 임시중지 명령을 내리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정부의 유튜브 검열이다” “결국 언론 탄압의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얼마 전 논란이 됐던 ‘문재인 대통령 G20 행적’도 부동산 콘텐츠를 다루던 한 유튜버가 처음 제기한 의혹이다. 이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되자 청와대 대변인까지 나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현 정부에 유튜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 청와대도 출범 이후 자체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구독자수는 13만5000명에 불과하다.

키워드

#포커스
곽승한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