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21.4.30 ⓒphoto 연합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21.4.30 ⓒphoto 연합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잠든 뒤 실종됐다가 5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고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가 쓰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의 유심칩이 빠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씨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유심 칩도 빠져 있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가 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수사에 진척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가 쓰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폰은 지난 5월4일 잠수부가 한강에서 건져냈다. 현재 언론에 공개된 이 아이폰의 상태를 보면 일부 손상 흔적이 있긴 하지만 유심칩이 빠져나갈 만큼 강한 충격이 가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심칩이 없다면 누군가가 고의로 뺐을 가능성이 커보이는 상황이다. 아버지 손씨 역시 "본체 손상이 그렇게 심하진 않은데 누군가 일부러 유심칩을 뺀 건 아닌가 궁금하다"고 묻자 "당연히 그럴 겁니다"고 답했다. 현재 경찰은 유심칩이 빠진 휴대폰이 A씨의 소유 기기가 맞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에서 건진 아이폰의 데이터 복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내 최대 데이터복구 사설업체인 명정보센터 기술원 관계자는 “기기가 물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장비에 부식이 일어나기 때문에 복구가 어렵다”라며 “휴대전화가 최신 기종일수록 보안 시스템이 강화된 상태로 나와서 복구 가능성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디지털 포렌식센터에서는 “휴대폰 뒷면에 붙은 인쇄회로기판이 훼손되지만 않았다면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강에서 건져낸 휴대전화는 친구 A씨가 쓰던 것과 같은 아이폰 8기종의 휴대폰이다. A씨는 사고가 있었던 지난달 4월 24일 손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손씨가 쓰던 갤럭시 기종의 스마트폰을 들고 귀가했다. 이후 휴대전화를 헷갈려 잘못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지난 4월 30일 발견된 손씨의 시신에서 A씨가 쓰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초구 경찰청은 A씨가 갖고 있던 정민씨의 갤럭시 기종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곤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물에서 건진 아이폰에 대해서는 “누구 휴대폰인지 확인 중이다”고만 밝혔다.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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