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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78호]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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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진정한 실력자는 조용원인가 김여정인가?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yoodr113@hanmail.net 2021-10-11 오후 3:59:21

▲ 지난해 1월 1일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과 조용원 조직비서(왼쪽). 오른쪽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photo 뉴시스
지난 9월 28~29일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가 개최되었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 격으로 비교되나 실제는 최고수반이라는 김정은이 결정한 사항을 추인하는 거수기에 불과한 형식적 기구다. 이틀째 회의에서 관심사는 북한 헌법상 최고권력기구인 국무위원회(위원장 김정은)의 재편 문제였다. 국무위원에 보선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부위원장 김덕훈(내각총리), 위원 조용원(당 정치국 상무위원, 조직비서), 박정천(당 국방비서), 오수용(당 경제비서), 리영길(국방상), 장정남(사회안전상), 김성남(당 국제부장), 김여정(당 부부장) 등이다. 이날 소환되지 않은 최룡해(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영철(당 대남비서, 통일전선부장), 정경택(국가보위상), 리선권(외무상) 등은 유임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당 부부장에 불과한 김여정이 국무위원에 발탁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조용원도 국무위원에 보선되었으나 그의 행보로 미루어 이미 예견된 사안이었다. 김여정은 올 1월 개최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 정치국 위원이나 부장 등으로 직책 상승이 예상되었으나 도리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고 당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되어 버렸다. 일부에서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와의 갈등설 등을 제기하며 김여정의 추락을 분석했다. 그러나 필자는 본지 2642호(2021년 1월 18일 자)의 ‘김여정은 여전히 2인자다’라는 기사에서 김여정이 건재할 것이라 분석했었다.
   
   
   최근 국무위원에 보선된 두 사람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과 언론에서 북한의 최고 실세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또는 김여정을 꼽고 있다. 최룡해(71)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어 직책으로만 보면 김정은 다음가는 2인자로 보이나 실은 얼굴마담에 불과하다. 30대에 불과한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위해 원로인 최룡해를 예우하고 내세우는 것뿐이다. 따라서 정치적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조용원(64)은 다르다. 이미 필자는 본지 제2516호(2018년 7월 13일 자) ‘김정은 수행 빈도 1위 조용원 부부장을 주목하라’는 기사를 통해 조용원이 직책은 낮지만 김정은의 핵심 측근으로 향후 역할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올 1월 개최된 제8차 당대회에서 당 제1부부장에 불과하던 조용원이 일약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의 핵심비서인 조직비서에 선출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조용원은 김정은이 참석한 당 제8기 제2차 전원회의(2021년 2월 10일) 석상에서 토론을 통해 당 간부들을 심하게 질책한 바 있다. 이후 당 공식회의 석상에서도 여러 차례 당 간부들을 호통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김정은을 대신하여 당 간부를 질책하고 호통치는 장면은 수령 절대주의 체제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당연히 김정은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조용원에 대한 신임이 각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의 방침하에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는 조용원의 영향력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5월 국내에 입수된 북한 당규약(올 1월 제8차 당대회 시 개정)에서 ‘당 제1비서’ 직책이 신설된 것이 밝혀졌는데, 이와 관련하여 조용원이 제1비서로 내정된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난무하기도 했다. 이의 연장선에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으로 보선된 조용원의 위상과 역할에 주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조용원의 권력도 제한적이다. 국내외 언론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조용원을 ‘실세’ 또는 ‘2인자’라고 표현하나 이는 북한 김씨 집단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수령 절대주의 폭압 체제인 북한에서 김정은 외에 실세나 2인자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측근만 존재할 뿐이다. 측근도 김정은의 신임이 사라지면 ‘바람 앞에 촛불’ 신세이다. 북한에서 수령의 위상은 백두혈통의 계승인 이른바 ‘조선혁명의 전통’과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 확립의 10대 원칙’(2013년 6월 19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령의 방침을 결사 관철해야 하고 수령은 권위의 절대성, 무오류성의 존재로 신(神)보다 높은 위상이다.
   
   

   유일하게 앉아서 발언하는 인물
   
   그래서 주목하는 것이 김정은의 친여동생인 김여정(33)이다. 김여정은 올 1월 당 부부장으로 강등되었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탈락했지만 직책에 관계없이 모든 분야에 관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실제 직책 강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12일 이후 최근까지 수차례 자신 명의의 대남담화문을 발표하며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여정을 직책으로 대하고 무시할 간부는 한 명도 없다. 언제든지 김정은 지시에 따라 직책의 벼락 상승이 가능한 인물이다. 이번에 국무위원에 선출된 것이 그 사례이다.
   
   김여정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바로 백두혈통과 절대통치자 김정은의 친여동생이라는 후광이다. 수령유일영도체제인 북한에서 실세란 존재할 수 없는 구조에서 유일하게 의미 있는 인물이 바로 김여정이다. 따라서 비록 직책이 강등되었다 할지라도 김여정은 여전히 북한의 2위 서열이다. 김여정은 공개석상이 아닌 자리에서는 배석한 당 간부들을 의식하지 않고 김정은에게 ‘오빠야’라고 호칭할 정도이다. 발언할 때 일어나서 하는 다른 당 간부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앉아서 발언하는 인물이다. 2018년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을 했을 때 나이가 90세인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손녀뻘인 김여정에게 자리를 권하며 서 있는 모습을 상기하기 바란다. 김여정의 영향력은 문재인·김정은 회담과 시진핑과의 회담, 트럼프와의 싱가포르 회담 및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지시 등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본지 제2662호(2021년 6월 14일 자)의 ‘대폭 바뀐 북한 노동당 규약… 신설된 제1비서는 누구?’라는 기사에서 당의 제1비서에 김여정이 비공개로 임명되었다고 분석했다. 당 규약 제26조는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보듯이 제1비서 직책은 명백히 2인자를 지정하는 것이다. 그 배경은 김정은의 건강 문제와 북한 미래에 대한 대비책에서 찾아야 한다. 김정은의 자식이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감안하여 유고상태가 발생했을 때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 후계구도’를 제도화한 것이 바로 ‘제1비서’ 직책의 신설이다. 향후 김여정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부장,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직책을 맡지 않아도 ‘제1비서’의 위상에 있다면 김정은 유고 시 비상 후계구도에서 새로운 수령으로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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