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변이의 역습… 45일 만에 실패한 위드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의 습격과 함께 일상회복은 다시 요원해졌다. 지난 12월 2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456명, 위중증 환자는 1063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 수치를 찍었다. 정부는 지난 11월 1일부터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사적 모임 규모를 늘리는 ‘위드코로나’를 시행했지만, 확진자·위중증자·사망자 수가 모두 급증하면서 지난 12월 18일부터 다시 방역 단계를 강화했다.

02 두 전직 대통령의 사망

60년 애증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란히 생을 마감했다. 지난 10월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세상을 뜬 지 한 달 만인 11월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눈을 감았다. 육사 동기인 둘은 1979년 12·12 군사쿠데타로 권력의 중심에 선 후 12대·13대 대통령을 지냈다. 하지만 죽음 후 정치권의 평가는 상이했다. 노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진압에 대해 사과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끝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진행한 정부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조문도, 조화도, 장례 지원도 없다”고 했다.

03 이재명 vs 윤석열… 역대급 비호감 대선 점입가경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은 대선이 ‘역대 최악’이라는 비판을 사면서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윤 후보 부인의 경력위조 논란, 이 후보 장남의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이 차례로 불거지면서 정책 경쟁보다는 네거티브 공세만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둘 다 싫다’는 부동층도 줄지 않고 있다. 이례적인 ‘비호감 대선’이지만 새해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은 탄생한다.

04 주간조선이 쏘아 올린 대장동 의혹… ‘키맨’ 잇단 죽음 논란 확산

대선정국의 회오리가 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논란은 주간조선이 보도한 의혹에서 시작됐다. 이재명 성남시장 재직 당시 “택지 개발 이익을 공공영역으로 환수하겠다”며 민간 개발을 공공·민간 공동사업으로 바꿨는데, 이 과정에서 화천대유를 비롯한 민간사업자가 수천억원의 이익을 낸 것이 문제가 됐다. 이때 민간과 공공의 공동 개발을 ‘설계’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핵심 실무자 2명이 지난 12월 연달아 사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05 군 성범죄 실상 드러낸 공군 부사관 사망

상관의 성추행과 군 조직의 2차 가해에 시달려온 공군 부사관 고 이예람 중사가 혼인신고를 한 지난 5월 2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12월 17일 가해자에 한해서만 1심 징역 9년의 처벌이 내려졌다. 유족들은 공군의 군사경찰, 군사경찰대 대장, 보통검찰부 소속 군검사들, 고등검찰 부장 법무실장 중 누구 하나도 부실수사로 입건도, 재판에 기소되지도 않았다며 아직도 억울함을 호소 중이다. 지난 12월 8일에는 공군 부사관이 장교를 강제추행하고 지휘관이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군 성범죄 근절이 요원함을 보여줬다.

06 국민 뒷목 잡게 만든 LH 투기 사태

그야말로 국민의 ‘뒷목’을 잡게 만들었다.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활용해 차명으로 수백억원대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3기 신도시 등 자사의 사업계획과 연관된 지역에 집단적으로 땅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해 희귀 묘목을 빽빽이 심어놓은 사진도 공개됐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박탈감을 느끼던 국민은 공공기관에서 부패와 반칙이 만연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07 윤여정 오스카 수상, ‘오징어게임’… 세계 사로잡은 K컬처

봉준호 영화감독은 2020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영어권 국가 관객들에게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봉 감독의 조언이 통한 걸까. ‘깜짝 카메라’ 같은 일이 전 세계에 펼쳐졌다. 지난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서 역대 가장 많은 시청 가구 수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 4월 25일(현지시각)에는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안기도 했다. K콘텐츠가 세계 정상임을 인정받은 한 해였다.

08 ‘신변보호’도 막지 못한 교제살인

연인관계이거나 과거 연인이었던 상대를 죽이는 교제살인은 항상 징조를 보인다. 스토킹에 시달려 신변보호를 요청한 여성 2명이 교제살인을 당하는 일이 올해 사회적으로 큰 경종을 울렸다. 지난 11월 19일 살해당한 여성은 죽기 직전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로 두 차례나 긴급호출을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지난 12월 10일에는 한 20대 남성이 자신이 알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그 어머니를 살해했다. 역시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의 집이었다.

09 반도체, 요소수… 공급 대란에 산업계 비명

반도체 부족 사태가 1년째 이어지던 지난 11월에 요소수 파동까지 산업계를 덮쳤다. 산업계 전반에 필수적인 품목들에 연달아 공급 대란이 이어지자 제조, 물류 곳곳에서 신음이 이어졌다. 중국발 요소 수출 제한으로 인한 차량용 요소수 품귀현상은 일단 한숨 돌린 상태다. 환경부가 지난 12월 7일 요소수 추가 수입에 따른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보다 손쉽게 요소수를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이어져 온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나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파운드리 회사의 가격 인상, 비대면화로 인한 스마트 기기 수요 급증 등으로 인해 내년에도 반도체 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다.

10 무관중 도쿄올림픽… 세계 사로잡은 김연경 리더십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올림픽이 열렸지만, 화면으로 전해진 선수들의 열정은 역시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도쿄에서 열렸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종합 16위를 기록했다. 국민은 양궁·체조 대표단이 거머쥔 금메달에도 환호했지만 ‘김연경 리더십’을 보여주며 ‘아까운 4위’에 그친 배구선수단에도 큰 박수를 보냈다.

조윤정 기자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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