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은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광물 석영 중에서 순도와 강도가 높은 것을 말한다. 지하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암석 사이를 통과하면서 식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인지 수정은 가장 안정된 배열이 육각기둥형을 띠는 등, 물의 속성을 많이 닮아 있다. 백두산 밑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생성될 때도 같은 과정이 일어난다. 뜨거운 심층 지하수와 함께 형성되는 마그마가 아주 느린 속도로 오랜 세월에 걸쳐 지표면 가까이 올라오는 동안, 물 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결정구조가 치밀하고 규칙적인 육방정계의 광물인 석영이 된다. 사진출처: Credit: Didier Descouens, License: Attribution-Share Alike 4.0 International
수정은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광물 석영 중에서 순도와 강도가 높은 것을 말한다. 지하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암석 사이를 통과하면서 식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인지 수정은 가장 안정된 배열이 육각기둥형을 띠는 등, 물의 속성을 많이 닮아 있다. 백두산 밑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생성될 때도 같은 과정이 일어난다. 뜨거운 심층 지하수와 함께 형성되는 마그마가 아주 느린 속도로 오랜 세월에 걸쳐 지표면 가까이 올라오는 동안, 물 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결정구조가 치밀하고 규칙적인 육방정계의 광물인 석영이 된다. 사진출처: Credit: Didier Descouens, License: Attribution-Share Alike 4.0 International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러니까, 백두산의 분화의 영향에도 부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닐 테다. 사실 필자는 지질학적 시간 스케일로 봤을 때 부정적인 영향은 일시적일 뿐이라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이 더 근본적‧포괄적으로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생명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본다. 한반도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DNA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을, 백두산의 영험한 기운에 대한 느낌은 거기서 오는 것 아닐까.

하지만 백두산 분화의 긍정적 요인을 일목요연하게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21세기 들어 지금까지 짧은 기간 안에 백두산에 대한 연구가 쏟아져 나왔는데, 그 대부분 백두산의 부정적 영향, 즉 폭발 가능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각종 보고서들을 보면, 백두산 분화 영향의 긍정적 측면에 대한 언급하거나 그런 영향을 찾아보려는 의도의 흔적 같은 건 아예 없다.

긍정적 영향에 대해 나와 있는 연구를 소개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다수의 연구를 통해 새로이 밝혀진 백두산 관련 ‘팩트’ 가운데서, 백두산의 긍정적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부분은 상당히 보인다. 그런 대목을 자연의 이치에 기반한 추론을 통해 분석하는 게 차선책일 거 같다.

건강한 생명을 무한히 품고 있는 산은 다 아름답다. 하지만 백두산은 특별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직접 가봤다면 말할 것도 없고 사진으로만 보아도, 세계 어느 곳의 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거의 신비스럽다고 할 만한 평화로운 느낌을 갖고 있다는 데 공감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사진 출처: (왼쪽) Credit: Cato Næverdal, License: CC BY SA 2.0, (가운데) Credit: Koreanet, CC BY SA 2.0, (오른쪽) Newsis)
건강한 생명을 무한히 품고 있는 산은 다 아름답다. 하지만 백두산은 특별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직접 가봤다면 말할 것도 없고 사진으로만 보아도, 세계 어느 곳의 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거의 신비스럽다고 할 만한 평화로운 느낌을 갖고 있다는 데 공감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사진 출처: (왼쪽) Credit: Cato Næverdal, License: CC BY SA 2.0, (가운데) Credit: Koreanet, CC BY SA 2.0, (오른쪽) Newsis)

어느 정도 학계에서 거론되어 온 얘기가 있는데, 백두산 분화물질이 알칼리성이라는 점이다. 백두산의 긍정적 영향이라는 맥락에서 봤을 때 유의미한 사실이다. 크고 작은 규모로 간헐적으로 분출되는 백두산의 알칼리성 화산재, 그리고 백두산의 기반이 되는 엄청난 면적의 순상대지에서 날아오는 알칼리성 흙먼지는 바람을 타고 한반도 전역으로 흩어져왔다.

토양은 어디에서나 산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현대와 같은 산업시대엔 그 경향이 엄청나게 증폭된다.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산성비, 작물의 대량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질소비료 등, 토양을 산성화하는 요인이 점점 늘어나며, 그 영향이 심각하게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처럼 산업화‧농업현대화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곳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환경학자들이 우려를 표명해왔다.

그런데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한지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한반도의 토양은 심한 산성화 상태로 가는 일이 없이 대체로 웬만한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큰 부분이 백두산에서 오는 알칼리성 흙먼지와 화산재라는 때문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 말하자면 백두산은 한반도 전역에 무공해 천연 토지중화제를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백두산 분화의 두 번째 긍정적 영향은, 화산분출물을 구성하는 암석 성분이 인간을 비롯한 한반도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화산 분화의 원리를 좀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뜨거운 불을 내뿜는 화산의 분출 에너지는 뜻밖에도 물에서 온다. 해저 표면에는 마치 스펀지 같은 구조여서 바닷물을 머금을 수 있는 퇴적암층이 깔려 있는데, 지판과 지판이 충돌하는 경계면에서 이 암석층이 꺾여 땅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더욱 많은 물을 지각으로부터 흡수한다.

그 과정을 거치며 물을 아주 많이 품게 된 암석은 더 깊이 내려가 맨틀에 이르면 열과 압력을 받아서 광물 부분이 녹아 뭉쳐지면서 다량의 물이 분리되어 분출된다. 물 부분이 모여 광물 부분을 밀어 올리는데, 이렇게 해서 지표면 쪽으로 올라가는, 뜨겁게 녹아 있는 광물이 바로 마그마다.

일본 열도 동쪽 태평양쪽에서 유라시아 판과 태평양 판이 충돌하면서, 무게가 더 무거운 태평양 판이 유라시아 판 밑으로 밀고 들어간다. 이 경계면에는 물을 많이 머금은 해저 퇴적암이 깔려 있었는데, 이는 지하로 계속 밀려들어가 600km 깊이에서 지열과 압력을 받아 맨틀 광물이 되면서 물을 내보낸다. 이 물이 맨틀 광물을 밀어 올리면 지진이나 화산이 발생한다. 그림: YouTube 채널 Deep Dive, “Why China’s largest volcano is so unusual?” 화면 캡쳐를 기반으로 이진아 작성.
일본 열도 동쪽 태평양쪽에서 유라시아 판과 태평양 판이 충돌하면서, 무게가 더 무거운 태평양 판이 유라시아 판 밑으로 밀고 들어간다. 이 경계면에는 물을 많이 머금은 해저 퇴적암이 깔려 있었는데, 이는 지하로 계속 밀려들어가 600km 깊이에서 지열과 압력을 받아 맨틀 광물이 되면서 물을 내보낸다. 이 물이 맨틀 광물을 밀어 올리면 지진이나 화산이 발생한다. 그림: YouTube 채널 Deep Dive, “Why China’s largest volcano is so unusual?” 화면 캡쳐를 기반으로 이진아 작성.

이 지점에서, 단순하지만 결과적으로 의미심장한 자연의 원리가 작용한다. 마그마가 땅 속 얕은 곳에서 형성된 뒤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분출되어 식어서 돌이 되면, 그 돌은 산만한 결정구조를 갖게 된다. 반면 아주 느린 속도로 천천히 올라가면, 그 결과 생겨난 돌의 결정구조는 치밀하고 규칙적인 패턴을 갖게 된다. 물을 닮은 육방정계의 결정구조를 갖게 되는 것이다.

백두산의 마그마는 형성이 되기 시작하는 위치도, 가장 흔한 유형인 일본의 화산에 비해서 5배 깊은 곳이다. 거기에 무거운 현무암 대지가 덮고 있어서 더욱 더 마그마가 올라오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 사이 마그마를 밀어 올리는 물과의 상호작용이 매우 느리게, 장구한 세월에 걸쳐 일어나게 된다.

또한 백두산 지하의 암석에는 유리의 성분인 규소Si가 풍부하다. 그 결과 백두산 분화로 생성된 암석들은 치밀하고 규칙적인, 그리고 물처럼 6각기둥형 분자구조를 가지며, 순도가 높을 때 유리처럼 투명한 규장질의 암석으로 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석영이다. 석영 중에서도 가장 치밀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순도가 높은 것이, 보석으로, 또 치유물질로, 때로는 행운을 갖다주는 물질로도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수정(水晶)이다. 백두산은 수정에 가까운 규장질의 분출물을 뿜어내는 화산으로서 세계에서 단 하나뿐이다.

여기까지가 최근 백두산 및 기타 화산에 관한 연구, 또 암석에 관한 연구 성과에서 관련된 사실들을 조합한 것이다. 이제부터 논란이 예상되는 얘기를 해야 한다. 수정이 과연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얘기다. 그런 거 다 미신이라고 잘라 말할 사람도 있을 테고, 실제로 수정의 효과를 봤다고 열변을 토할 사람도 있을 테다. 그리고 경험상, 그 두 부류의 사람들 사이에는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 편이다.

과학적으로 사고해보자. 양자역학`분자물리학`생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종합하면 합리적인 결론이 나온다고 본다. 이 세상 만물은 궁극적으로 파동이다. 파동은 말 그대로 물결처럼 움직여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에너지의 움직임이다. 수정이 규칙적인 파동을 낸다는 건 암석학을 아는 사람에게는 기본 상식이고, 우리 인체가 파동을 낸다는 것도 생체물리학의 기본 상식이다.

(왼쪽) 물은 고체인 얼음 상태에서는 분자구조 기본 단위간 결합 패턴이 규칙적인 6각형을 보이지만, 액체가 되면 분자들이 서로 느슨하게 전기적으로 결합되어 비교적 자유롭게 떠돌게 된다. (오른쪽) 규소를 기반으로 하는 광물이 고도의 열과 압력이 장시간 작용하는 가운데 천천히 굳어지면 분자 결합 단위가 6각형의 정연한 배열을 하면서 수정이 된다. 반면 빠르게 식어 굳어지면 분자 결합 단위가 불규칙한 배열을 하게 되어 유리가 된다. 그림: https://www.quora.com/Why-does-water-expand-on-solidification-1, https://www.iqsdirectory.com/articles/glass-fabricator/quartz-glass.html 게재 그림의 일부를 각각 취해서 이진아 작성
(왼쪽) 물은 고체인 얼음 상태에서는 분자구조 기본 단위간 결합 패턴이 규칙적인 6각형을 보이지만, 액체가 되면 분자들이 서로 느슨하게 전기적으로 결합되어 비교적 자유롭게 떠돌게 된다. (오른쪽) 규소를 기반으로 하는 광물이 고도의 열과 압력이 장시간 작용하는 가운데 천천히 굳어지면 분자 결합 단위가 6각형의 정연한 배열을 하면서 수정이 된다. 반면 빠르게 식어 굳어지면 분자 결합 단위가 불규칙한 배열을 하게 되어 유리가 된다. 그림: https://www.quora.com/Why-does-water-expand-on-solidification-1, https://www.iqsdirectory.com/articles/glass-fabricator/quartz-glass.html 게재 그림의 일부를 각각 취해서 이진아 작성

수정의 분자구조는 육각기둥형인데, 이는 물의 고체 상태인 얼음, 혹은 육각수라고 통칭되는 물의 분자구조와 유사하다. 규소 하나를 가운데 두고 산소 두 개가 결합되어 있는 수정 분자구조의 기본단위가, 산소 하나를 가운데 두고 수소 두 개가 결합되어 있는 물 분자구조의 기본단위와 동일하게, 정연한 육각형의 입체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다. 또한 이것은 우리 몸이 건강한 상태일 때 체액을 이루는 물의 분자구조와도 같다.

따라서 이론상으로 볼 때 수정의 파동이 우리 몸에 전해지면, 신체 내부에 포함되어 있는 물과 긍정적 간섭 현상을 일으켜, 그 물의 분자구조를 수정의 분자구조와 유사한 패턴으로 정렬되도록 만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우리 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이 가장 건강한 상태일 때와 같은 모습이다.

백두산은 그 자체로 거의 거대한 석영(수정)의 덩어리이며, 품고 있는 물은 육각형 정렬 구조를 갖는, 소위 ‘육각수’인 특별한 산이다. 만일 그렇게 수정 함량이 높은 분진과 수정을 닮은 물의 수증기가 한반도 전역에 퍼진다면, 파동학의 기본 원리로 볼 때 한반도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건강 및 기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이 논리 전개에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그래도 수긍을 못하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되는데, 그래서 기대해본다. 백두산 문제를 포함하여,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그러면서도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가 앞으로 늘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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