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photo 뉴시스
왼쪽부터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photo 뉴시스

국토교통부 항공분야 정책에 깊이 연관되어 있는 인사들이 정부여당과 잇따른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상직 의원과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이 모두 ‘제명’ 혹은 ‘해임’ 등 낙마 위기에 처하면서다.

지난 9월 16일 민주당은 판사 출신의 최기상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윤리감찰단을 본격 가동했다. 250억원 임금 체불과 600여명 대량해고 사태로 논란에 휩싸인 이상직 의원과 재산 축소 의혹이 불거진 김홍걸 의원에 대한 기초조사가 감찰단의 첫 작업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리감찰단이 두 의원의 비위 여부를 조사해 결과를 보고하면 윤리심판원 징계에 부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구본환 사장 역시 정부로부터 해임될 처지다. 구 사장은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출신이다. 국토부는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 상륙 당시 태풍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국감장 이석을 허용받았지만 곧바로 퇴근해 사적 모임을 가졌다”며 “이런 사실을 감춘 당일 일정을 국회에 허위로 제출하는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구 사장이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지나치게 나서다 꼬리 자르기를 당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언론 등 외부에서 구 사장의 비위 사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지도 않았는데 국토부가 이런 방침을 발표했다는 점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토부에서는 구 사장의 해임이 “‘인국공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상직 구본환 두 사람은 전주고 동문이다. 그간 문재인 정부 들어 국토부 항공쪽은 전북 지역 인맥이 꽉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항공업계에서는 국토부로부터 노선 허가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항공정책실장은 이 노선을 배분하는 실무 위치에 있는 요직이다. 구 사장은 2018년 7월 국토부에서 퇴임한 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올랐다. 구 사장과 이 의원은 전주고 동문으로 2년 선후배 사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같은 지역 명문인 전주여고 출신이다. 하지만 이상직 의원과 구 사장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정부 여당에 부담감을 안겨주면서 김 장관 역시 난처한 처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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