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추천위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추천위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뉴시스

지난 11월 12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적인지 동지인지 구별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 1위까지 기록하면서 ‘윤석열 열풍’이 거세지자 나온 발언이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공격할수록 윤 총장의 국민적 지지도가 올라간것을 두고 한 말이다.

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초유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1월 7~9일 전국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24.7%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11월 10~12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에게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를 물은 여론조사에서도 한길리서치 조사와 지지율 수치에서 큰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윤 총장은 11%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19%로 공동 1위를 기록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뒤를 이은 것으로,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총장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3%,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1% 였다.

이처럼 '윤석열 현상'을 불러일으킨것은 추 장관 ‘덕’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추 장관을 “야당을 돕는 엑스맨"이라고 비웃었다. 야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윤총장을 키운건 추 장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치인이 아닌 인물에 국민적 지지가 모이는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도 대권 도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문 정부 초기 적폐청산을 진두지휘하며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윤 총장은 지난 10월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답하며 정계 입문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 총장이 내년 7월 말 임기까지는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큰 만큼 그가 대선 주자로 당장 나서지는 않겠지만 그의 의지와는 별도로 이미 윤 총장은 대선판의 변수로 떠올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 장관을 향해 “정치할 생각 없다던 사람 억지로 대선주자 만들어 마침내 지지율 1위에 올려놨다”며 “추 장관이 법무부에 윤석열 대선 캠프를 차리셨다”고 비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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