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우상호 후보가 4일 코로나19 피해 맞춤 지원을 위한 현장 감담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photo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우상호 후보가 4일 코로나19 피해 맞춤 지원을 위한 현장 감담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photo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에 열세로 평가받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를 뒤집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문에 얽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치러지게 된 여권의 보궐선거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당의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고칠 때는“뻔뻔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사망 후 7개월여 지난 지금 박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는 최근 ‘청와대의 북한 원전 지원 의혹’을 두고 여야 간의 정쟁이 부각되면서, ‘박원순 성비위’이슈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묻힌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박 전 장관이 여성 정치인이므로 성비위 문제에서 한 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하고 있다.

주간조선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1월 31일 18세 이상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 전 장관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50.3% 대 40.6%로 오차범위(±3.5%) 밖 우위를 점했다. 박 전 장관(46.0%)과 오세훈 전 시장(44.3%)의 대결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박 전 장관이 유일하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오는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안 대표와 박 전 장관의 양자대결에서 안 대표는 47.6%로 박 전 장관(44.0%)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발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31%의 지지도를 얻어 박 전 장관(35%)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쳐졌다. 박 전 장관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35.8%를 얻어 27.1%를 얻은 오 전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박 전 장관이 유일하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오는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안 대표가 범야권 단일후보가 되고 박 전 장관과 맞붙을 경우, 안 대표(39.7%)는 박 전 장관(33.5%)에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전 장관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꽤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선거 전망이 어두웠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이 중소벤처기업부에 애정이 큰 만큼 장관직 수행을 더 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출마 선언 후 지지율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선거 캠프 분위기도 함께 달아오르는 상황이다.

야권에선 설 연휴 후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인해 여권의 지지도가 더 올라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박 전 장관의 지지율이 치고 올라오면서 당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만약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단일화하지 못하면 ‘나가 죽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