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 ⓒphoto 뉴시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 ⓒphoto 뉴시스

택시기사 폭행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5월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초 차관에 임명된 지 6개월 만이다. 이 차관은 취재진에게 보내는 문자를 통해 “남은 1년,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대표적인 친여권 성향의 법조계 인사다. 진보 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데다 2013년 변호사로 개업한 후론 국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단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에 몸담았다. 현 정권 들어선 비검찰 출신으로 2017년 8월 처음으로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됐다. 당시 그는 박상기·조국·추미애 등 3명의 법무부 장관 체제 아래에서 2년 8개월 동안 근무했는데, 이때 현 정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 구상의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월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통과되자 그는 법무부에서 공수처 출범 준비팀장을 겸임하며 초대 공수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 차관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택시기사 폭행 의혹 등으로 차관 임기 내내 사퇴 압박을 받아야 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샀는데, 당시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 차관을 소환하지도 않은 채 이를 내사 종결했다.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과 서울중앙지검은 올 초 ‘봐주기 수사’ 의혹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서초경찰서는 당시 이 차관이 초대 공수처 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인사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경찰서 형사과장과 서초경찰서장 등은 당시 업무용 컴퓨터로 이 차관이 후보로 거론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검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단은 당시 내사 종결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5월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야권에선 일찍이 이 차관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 강한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용구 엄호 사건은 명백한 봐주기 수사로 직권남용, 직무유기”라며 “서울중앙지검은 당장 서초경찰서에서 송치한 운전자 폭행 사건을 전수 조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일반인과 같은 잣대로 재수사해야 한다”며 “공정과 정의를 외치기 전에 최소한의 양심이나마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밝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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