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photo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photo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 ‘경선 흥행’과 ‘후보 보호’를 명분으로 오는 9월로 예정된 대선 후보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당헌 당규상 대선 18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이에 따르면 오는 9월 10일까지는 대선 후보가 최종 결정되어야 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120일 전까지 후보를 뽑도록 돼 있다.

민주당 내에서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상대 당보다 후보가 두 달 일찍 선출되면 잦은 언론 노출 등으로 인해 ‘이미지 소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후보가 언론 검증과 야당의 공세를 더 오랜 기간 방어해야 한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특히 9월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해선 7~8월부터 전당대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이 일정대로라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볼 수 있던 ‘열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올 여름철 이후 백신 접종이 상당히 이뤄진 다음에 후보를 선출해야 전당대회가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이 연기론을 주장하는 측의 논리다. 또 백신 접종이 정부의 일정대로 진행돼 확진자 감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 현 정권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긍정적으로 앞세울 여지도 생긴다.

여권의 상당수 대권 주자들은 ‘경선 연기론’에 찬성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6월 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코로나19로 인원이 제한되다보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며 “대선 경선은 7, 8월 휴가철에 진행되기 때문에 더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휴가 가 계신 국민들께 (경선을) 봐주십사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연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광재 의원 역시 경선 연기에 찬성했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백신 문제가 해결돼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시작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일각에선 민주당 내 ‘경선 연기론’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대선 주자 중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는 기존 일정대로 경선이 진행될 경우 최종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때문에 이 지사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며 경선 연기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다른 당내 유력 경쟁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원칙’을 강조하며 원론적인 입장만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경선 연기 반대 여부도 따로 밝히지 않고 있어 경선 연기론에 어느 정도 힘을 보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간조선 온라인 뉴스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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