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

7월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형수 욕설 사건이나 사생활 문제 등 넘어야 할 의혹이 적지 않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선 이런 문제보다도 혜경궁 김씨 논란에서 비롯된 친문 지지층과의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혜경궁 김씨 논란은 이 지사가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2018년 처음 불거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던 친문계 핵심 전해철 의원은 2018년 4월 8일 '정의를 위하여(@08_hkkim)'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 계정은 트위터 등에 "자유한국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떤가?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X물이 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계정 아이디 ‘hkkim'이 이재명 지사의 아내인 김혜경씨의 이니셜과 같아 “이 지사의 아내가 쓴 글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이 계정에 김씨 이름을 따 '혜경궁 김씨'라는 별명을 붙였다. ‘혜경궁 김씨’는 전해철 의원에 대한 글 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세월호 참사를 인용해 타인을 비방하는 게시글 등을 올렸었다.

전 의원은 당시 “(‘@08_hkkim’ 이)이재명 후보 측 계정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논란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이 시장에게 공동 수사 의뢰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실상 거부해 단독으로 고발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은 "논란을 만들어 보려는 (전 의원 측의) 의도가 뻔히 보인다"며 "해당 트위터 계정이 김씨를 사칭한 적도 없는데 우리가 무슨 근거로 고발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18년 11월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의 아내 김씨가 맞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러자 친문계에선 “이 지사가 그동안 거짓말을 했다”며 지사직 사퇴와 출당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공안부는 같은 해 12월 해당 사건에 대해 “트위터 계정이 김씨 것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했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경찰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다소 의외”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인해 이 지사는 지금도 친문 커뮤니티 등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친문계와 이 지사 측 갈등은 경선레이스가 본격화된 이후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지사는 출마 선언문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며 “더 유능한 4기 민주당 정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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