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7월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전격 회동을 갖고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국민의힘 외부 대선 후보 두 명의 만남이었지만 언론의 관심은 아무래도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에게로 쏠렸다. 반면 안 대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런 언론의 관심은 유력 대선주자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안 대표의 존재감이 희미해져 가는 정치판의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당의 합당 논의는 당명 변경 등의 문제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양당의 합당 논의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실무협상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은 당명 변경 등의 문제에 막혀 보름 가까이 공전만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안 대표는 여권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가면서 겨우 주목을 끄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난 7월 5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과오에 대한 비판과 자기반성이 없다면, 9룡의 용은 고사하고 이무기도 못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그가 이번 대선에도 출마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가 대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의힘과의 합당이 이뤄져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현재로선 힘을 얻는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제3지대 군소정당 소속으로 한계를 느낀 안 대표 입장으로선 제1야당의 도움이 절실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안 대표는 합당 이후 대선 출마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몇 번의 선거를 보면 안 대표가 유력 주자로서 선거 국면을 이끌기 보다는 페이스메이커 정도의 역할을 하는데 그쳤다. 만약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당을 합친다면 결국 당내 경선에서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국민의당보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더 다급한 상황이라는 관측도 있다. 총선이 임박한 시기가 아니어서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반면, 당으로선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도 야권대통합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통합을 못하면 윤석열 최재형 등 외부 주자들과의 야권 대통합 명분도 떨어질 것”이라며 “안철수가 따로 놀면 결국 정권교체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로선 무조건 통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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