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0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충성을 다해 나라가 베푼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뜻의 사자성어 '진충보국(盡忠報國)'을 쓰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8월 20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충성을 다해 나라가 베푼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뜻의 사자성어 '진충보국(盡忠報國)'을 쓰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야권 1위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맹추격하고 있다. 홍 의원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범보수권 후보 지지율 20.5%를 기록해 윤 전 총장(28.4%)을 한 자릿수 이내로 따라붙었다. 여야를 아우른 전체 후보 선호도에서는 윤 전 총장 29.8%, 이 재명 지사 26.8%,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2.4%, 홍준표 의원 8.4%, 최재형 전 감사원장 5.1%, 유승민 전 의원 3.6% 순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검사 출신이면서도 대선에 두번째 출마하는 홍 의원이 앞으로도 정치적 노련미를 앞세워 범보수권 후보 중 꾸준히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준표 캠프에서는 지난주 출마선언 이후 이어진 현장 방문과 메시지 행보가 상승 작용을 이끌어냈다고 보고 있다. 캠프 한 관계자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지난주 출마선언이 일단 영향이 컸고 그 다음엔 정책 선거로서의 활동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출마선언 뒤 가장 먼저 방문한 청량리 재개발현장, 한미동맹 관련 메시지 등이 효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밖에서 합류한 윤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다른 후보들과 달리 메시지 내용이 구체적이고 이를 발표한 타이밍도 적절했다는 분석이다.

‘주 120시간 노동’ ‘건강한 페미니스트’ 등 최근 발언 실수가 잦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홍 의원이 흡수했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0대와 20대, 자영업자 중심으로 많이 빠졌는데 이 표들이 홍준표 의원 측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월 말 윤 전 총장이 입당한 뒤 당내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을 수시로 겨냥해 왔다. 최근 전국 순회 과정에서는 “검찰 사무는 대통령 직무의 1%도 안 된다”며 “검찰 사무만 한 분이 갑자기 대통령 하겠다고 뛰쳐나와 준비가 안 됐고, 각 분야에 식견이 없으니 하는 말마다 계속 망언이 나오지 않느냐”고 직격하기도 했다.

또 홍 의원은 아내 이순삼씨를 후원회장으로 등록시켰는데, 이를 두고 아내와 장모 관련 논란이 많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한 움직임이란 해석도 나왔다. 홍 의원 측은 “평생 아내가 후보를 도왔고 아내가 당당하게 선거 운동에 나서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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