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을 찾아와 사퇴를 만류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을 찾아와 사퇴를 만류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투기 의심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8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윤 의원은 8월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서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트릴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권,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 치열하게 싸워온 제가 국민 앞에 책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과 저를 성원해주신 당원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윤 의원이 의원 사퇴라는 카드를 던짐으로써 ‘내로남불’이란 역공을 받았던 국민의힘은 일거에 상황을 반전시키는 분위기다. 사실 8월 23일 권익위가 발표한 국민의힘 투기 의심자가 12명이란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여론이 크게 악화될 상황이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보다 비율이 크긴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압도적인 수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날 이 명단에 윤 의원이 포함됐다는 소식과 12명 중 5명이 윤석열 대선 캠프 소속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임차인’ 연설’로 유명해진 윤 의원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여론이 동요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지도부가 12명 중 일부만 탈당을 권유하면서 ‘셀프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초선인 윤 의원이 의원직 사퇴라는 반전 카드를 내밀면서 여론은 바뀌는 분위기다. 특히 같은 날 발표된 권익위 명단에 포함된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문제없다”는 식의 해명을 한 것이 윤 의원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의원의 사퇴로 윤석열 캠프도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도 있다. 12명의 의원 중 5명이나 명단에 포함되어서 곤란했던 마당에 윤 의원의 사퇴로 스포트라이트를 벗어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윤 의원은 기자회견 후 ‘서울시장 출마설’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게 제가 생각한 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박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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