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성은씨(왼쪽)와 박지원 국정원장(오른쪽). ⓒphoto 뉴시스
지난 2018년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성은씨(왼쪽)와 박지원 국정원장(오른쪽). ⓒphoto 뉴시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박지원 국정원장이 주요 정치국면마다 거론되고 있다. 최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에선 제보자 조성은(33)씨의 입에서부터 박 원장 이름이 오르내렸다. 조씨는 지난 9월 1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뉴스버스에서 의혹을 보도한) 날짜와 기간 때문에 저에게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 2일이라는 (보도) 날짜는, 뭐 우리 (박지원) 원장님이나 저가 원했던, 저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는 아니거든요”라며 “(뉴스버스) 이진동 기자가 (윤석열을) 치자, 결정을 했던 날짜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원장은 해당 의혹이 불거지기 전부터 조씨와 빈번히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8월 11일 조씨 페이스북만 해도 서울 도심의 한 호텔 식당 사진이 올라왔는데, 조씨는 이 게시물에 ‘늘 특별한 시간, 역사와 대화하는 순간들’이란 글을 쓰며 박 원장과의 만남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선 조씨가 지인과의 만남 자리에서 “박 원장의 초대를 받아 국정원장 공관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정치적 국면에서 박 원장이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원장은 올 초 ‘수산업자 게이트’에서도 입방아에 올랐다. 정관계 금품 로비 의혹을 사고 있는 김모씨 로비리스트에 박 원장이 포함된 데 따른 결과였다. 박 원장과 인연이 있던 김씨는 자신의 수행비서를 통해 박 원장 자택에 수산물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도 당시 김씨와의 만남을 인정했다. 다만 박 원장은 “국정원장 취임 전 전직 국회의원 김 아무개의 소개로 만났다"며 "당시 김씨가 인터넷 언론과 스포츠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것과 관련해 덕담한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박 원장의 이런 행태는 보안유지를 위해 동선노출을 최소화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에선 박 원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전 원장은 지난 9월 12일 ‘정치공작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대처를 위한 회동을 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13일 박 원장을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2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거취 표명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지 국민들을 안심시킬 만한 조치를 해야한다”며 “오래 기다리지 않겠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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