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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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파리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맸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현재 캠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인물들을 ‘파리떼’에 비유하며 국민의힘 입당 등 그간의 행보를 평가절하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캠프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일말의 기대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 9월 13일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 대선캠프를 겨냥해 “아마 파리떼가 잔뜩 모였을 것”이라며 “내가 4월인가 3월에 그 파리떼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권경애 변호사와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만든 '선후포럼' 유튜브 생중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을 가리켜 “15년 전에 설치던 사람이 캠프에 들어와 있다. 일반 국민이 보기에 ‘무슨 새로운 사람이냐’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윤 전 총장 캠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과거 이명박 정부 때의 인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예상보다 이른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도 “그 사람이 정치를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에 들어가면 잘 될 줄 알고 했을지 모르겠다. 최근 와서는 본인 스스로도 그 결정을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도 아마 그런 느낌을 스스로 알게 된 것 같다”며 “캠프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현재로 봤을 적에 베스트는 없는 것 같고 베스트가 없으면 세컨 베스트로 갈 수 있지만 세컨 베스트도 잘 안 보인다”며 아직까지 어떤 주자를 도울 건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던 지난 3월 말,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하자 “별의 순간을 포착했다”며 극찬했었다. 이어 “(윤석열) 저런 사람이 하나 나타나면 아주 속된 말로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며 ”그 파리를 잘 골라서, 치울 건 치우고 받을 건 받고, 그거를 어떻게 능숙하게 잘하느냐에 따라서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윤 전 총장은 잠행에 들어갔고, 김 전 위원장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다른 주자들을 띄우는 모양새로 윤 전 총장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야권에서 전체 판세를 보는 눈이 가장 뛰어난 인물로 꼽힌다.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의 탄생에 기여했고 지난 4월 보궐선거 때는 비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 때문에 최근 야권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대선주자들 간 갈등 국면에서 “당내에 어른이 없다”며 ‘김종인 등판론’을 외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총선 직후 비대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아직까지 국민의힘 당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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