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 국회 개회식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9월 1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 국회 개회식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photo 뉴시스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회 국정감사가 ‘대선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산적한 코로나 민생을 챙기고 정부의 실정을 파헤쳐야 할 국정감사가 대선 기싸움을 위한 전초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지금 여의도가 대선 경선 레이스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소속 의원들 다수가 대선주자 캠프에 가담해 있는데, 특히 여야 선두 후보들인 이재명 캠프, 윤석열 캠프에는 각각 수십명의 현역 의원들이 힘을 쏟고 있다.

안그래도 국회는 지난 9월 10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른바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혐의인데, 정기국회 회기 도중 야당 의원실이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받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여의도의 관심이 내년 3월 대선으로만 쏠리면서 “국회가 민생 문제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방역 강화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와 부동산 폭등 등 국회가 나서야 할 수많은 민생 현안들이 쌓여 있는데 각종 의혹을 둘러싼 공방만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예견하듯 지난 9월 1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대선을 앞둔 이번 정기국회가 ‘대선 전초기지’가 아닌 ‘3민(민생경제, 국민안전, 민생미래)’를 위한 시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선을 앞둔 기간이지만 국회는 국민을 위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박 의장의 연설 내용이 무색하게도 여야는 대선을 앞두고 연일 각종 의혹을 둘러싼 공방을 주고 받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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