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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9호] 2021.10.18

때 지난 ‘정직 2개월’, 尹의 약한 고리 될까

김회권  기자 khg@chosun.com 2021-10-15 오전 8:11:04

▲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10월 14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주요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재직하던 지난해 말 법무부로부터 받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유지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10월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정용석)는 윤 전 총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법정에서 구체적인 판결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징계 사유가 사실과 다르고 징계 절차도 위법·부당하다”며 법원에 징계 효력 집행 정지를 신청하고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법무부는 윤 전 총장에 대해 6가지 혐의를 내세웠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수사 방해 △검사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이었는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중 4건이 인정된다며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당시 윤 전 총장은 법무부 징계위원회 재적위원 7명 중 과반이 되지 않는 3인으로 의결이 이뤄져 위법하다며 징계처분 취소청구 소송과 동시에 징계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재판부는 윤 전 총장이 신청한 집행정지를 받아들여 1심 본안 판결 전까지 징계 집행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미 윤 전 총장은 검찰을 떠났고 지금은 제1야당의 유력 대선후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와서 정직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이 어떤 결과로 종결돼도 그의 거취에 변화가 생기진 않는다. 승소한다고 해서 정직 2개월의 기간을 되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패소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임기가 끝난 총장에게 정직을 다시 내릴 수는 없다.
   
   
   ‘정직 2개월 집행정지’로 일궈낸 반문(反文) 대표
   
   때 지난 정직 2개월이지만 정치인 윤 전 총장 측은 이번 패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소송은 그의 대선주자로서의 출발점과 연결된다. 지난해 12월 16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시 이번 행정소송과 더불어 정직 2개월의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8일 뒤인 12월 24일, 법원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의 징계사유로 인정한 혐의 4개 중 3개가 "소명되지 않는다"며 윤 전 총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윤 전 총장은 정직 처분된 지 일주일 만에 직무에 복귀할 수 있었는데 이 인용 판결은 그에게 커다란 정치적 대의명분이 됐다. 인용 판결이 난 뒤 윤 전 총장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지금 대선주자로서 그가 내걸고 있는 공정과 상식, 법치 등의 기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했을 때부터 뒤따르던 검찰 독립성 훼손 논란에서도 집행정지 신청 인용 판결은 방패가 됐다. '사법부가 법무부의 징계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됐고 문재인 정부의 징계가 정당성이 상실됐다는 주장의 근거가 됐다. 법무부는 '공공복리에 대한 중대한 영향(공정성 위협)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정직 처분의 부당함'을 통해 윤 전 총장은 법치와 상식의 회복을 논하며 정치판에 뛰어들 수 있었는데 이번 행정소송은 그때와 정반대의 상황으로 만들었다.
   
   윤 전 총장 측은 지난해 행정소송을 공식적으로 시작하면서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번 소송을 하는 것 자체로 현 정부에 타격을 줄 것이란 뉘앙스를 풍겼다. 윤 전 총장 측 법률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행정소송을 내기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의 처분에 대한 소송이니 대통령에 대한 소송이 맞다"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행정소송의 피고는 대통령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이라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전 장관의 징계 처분을 재가한 만큼 결국은 대통령을 상대로 한 소송이라는 취지였다.
   
   법원이 정직 처분 집행을 정지한 것은 곧 윤 전 총장이 문 대통령에게 승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그는 체급을 한껏 키우며 유력 대선후보로 발돋움했다. '반문 전사'의 대표가 됐고 여권의 핍박에 맞서 싸워 승리한 인물로 정치권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커다란 상징 자산 역시 이번 1심 행정소송 패소로 빛이 바랠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때 지난 '정직 2개월 징계'은 두고두고 정치인 윤석열의 약한 고리가 될 수도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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