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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0호]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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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청년 유감]이재명의 위험한 ‘대개혁’... 국민, 농노로 전락시키나

김재섭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봉갑 당협위원장  2021-10-22 오후 5:57:48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0월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답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로 대선판이 흔들리니 이재명 후보의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다. 대장동 게이트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바람과는 다르게, 검경의 수사와 언론의 취재가 진행될수록 대장동의 배후에는 이재명의 그림자가 자꾸 어른거린다. 궁지에 몰린 이재명은 당선 즉시 강력한 대개혁을 통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공언을 했다.
   
   개혁 중독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놓은 후보답게, 불리할 때 재차 개혁 카드를 꺼낸 이재명 후보의 모습이 낯설지는 않다. 앞으로도 민주당은 자신의 진영과 뜻을 달리하는 기관과 단체에 대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압력을 가할 것이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 설계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전면으로 내세운 이재명 후보의 ‘대개혁’은 특히 위험하다. 일단 그가 말하는 부동산 불로소득의 정체가 불분명하다. 그것이 개발이익인지, 시세차액인지 부동산과 관련한 범죄수익인지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지 않다. 이재명 지사의 불로소득 환수 공약의 배경이 된 대장동 이슈에서도, 화천대유 일당이 벌어들인 돈은 불로소득이라기보다 범죄수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소수 민간업자가 이익을 독식하게 하여 막대한 이득을 취하게 된 것은 부동산 불로소득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을 남용한 배임혐의의 부당이득이다. 이재명은 당장 급한 불을 끄고자 국민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여지가 있는 이익환수 공약을 구체적 기준도 없이 남발한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에 대한 집착에서 이재명의 조야한 경제철학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다. 이재명은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구별하지 못하고 혼동해서 사용하며,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하여 국민에게 나눈다고 한다. 언뜻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건물의 신축이나 개량, 도시공간 개발을 통해 증가한 부동산 가치를 개발이익으로 모두 국가가 몰수한다면 그 어떤 민간기업도 부동산 개발과 투자에 나설 수 없다. 부동산 개발은 큰 위험을 지고 막대한 투자를 병행하며 진행하는 사업이다. 충분한 이익도 없이 큰 위험을 떠안으면서까지 기업이 부동산 개발에 참여할 이유는 없다.
   
   백번 양보해서 부동산 불로소득이 정말 나쁜 것이고 없애야 하는 것이어서 그에 대한 몰수가 완벽하게 실현된다고 하자. 그렇게 몰수된 경제적 수익은 결국 ‘국가’의 처분을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든 오류 가능성과 주관을 내포하고, 정치인과 관료들이 만들어내는 ‘국가의 정책’도 당연히 오류와 실수를 수반한다. 정부 정책의 실패로 국민들이 고통을 겪었던 사례는 부지기수다. 그것이 정책의 본질이고 한계다. 우파진영에서 국가의 개입을 자제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몰수된 경제적 수익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소수 정치인들과 국가 관료들 그리고 그들과 결탁할 수 있는 소수의 카르텔만이 이 수익에 대한 처분결정 권한을 공유하게 될 텐데, 이는 이들 소수가 이익을 향유하게 되는 방식의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대장동 사태가 증명하고, LH 투기 의혹 사태가 여실히 증명한다.
   
   사실 이재명 후보가 부동산 불로소득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토지의 희소성과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금융 투자를 통해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부동산 투자를 통해 얻는 이익을 불로소득으로 단죄할 논리적 근거는 희박하다. 투기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과세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사람이 이재명 후보 자신 아닌가. 더 가관인 것은 이재명 지사의 대표적 정책이 기본소득이라는 점이다. 일하지 않더라도 국민 누구나가 일정 금액 이상을 국가가 지급하겠다는 정책인데, 국가가 나눠주는 불로소득은 장려해야 하고 민간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얻은 소득은 나쁘다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와 더불어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로 대표되는 이재명식 부동산 정책은, 나아가 국민을 ‘농노’처럼 만들까 우려된다. 이재명 캠프 측은 자신들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제2의 토지개혁’이라고 자화자찬하는데, 북한에서 이루어진 토지개혁의 결과가 ‘전 국민의 농노화’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재명 후보는 진심으로 국민을 농노로 전락시키고 본인은 영주가 되려는 게 아닌가 싶다. 북한은 1946년 토지개혁을 단행하면서 토지의 무상몰수·무상분배를 실현했지만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인 처분권과 수익권을 국가가 가져갔다. 개인에게는 토지를 사용할 권능만 주어졌기에 소유권이 있어도 그것은 껍데기일 뿐 알맹이는 전부 국가에 귀속되었다는 의미다. 이후 북한은 1958년에 집단농장화를 강행하면서 사실상 국민을 국가에 귀속된 ‘농노’로 전락시켰다.
   
   북한에서 이루어진 토지개혁의 방향성과 마찬가지로, 이재명의 부동산 공약도 부동산 소유권을 껍데기만 남겨놓고, 국민은 국가가 마련한 주거시설에 평생을 살며 ‘월세’ 납부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주거에 있어서 국민을 국가에 종속시키겠다는 심사인데, 전 국민을 ‘농노화’한다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게 느껴진다. 대표 공약인 기본주택만 봐도 장기거주가 가능할 뿐 소유는 불가능하다. 임대정책의 방향도 공공임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을 뿐 민간임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자가보유자들을 ‘위한’ 정책은 없고,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있는데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조절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집과 땅을 가진 이에게는 최고 1%의 보유세를 부과하는 국토보유세도 신설한다고 한다. 개인은 웬만하면 집이나 땅을 갖지 말고 국가가 제공하는 주거에 만족하며 살면서 국가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살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자산으로서의 부동산의 가치가 정책 설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도 애써 외면한다. 청년들이 결혼을 주저하는 이유, 신혼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는 상당 부분 내 집이 없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집은 거주하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민은 집을 통해 대출이나 매매로 자금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은 일상생활의 심리적 안정과 노후보장에 핵심이 된다. 청년들이 어떻게든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재명은 주택의 자산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그로부터 얻은 수익도 죄악시 한다. 공적 노후보장 확대 방안에 대해서 국가가 이렇다 할 방안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을 가진 58%의 국민들은 주택연금제도를 통해서라도 그나마 노후자금 마련을 하지만, 나머지 집이 없는 42%의 노후는 무방비 상태다. 그렇기에 이재명 지사의 주택소유 억제 정책은 되레 노후 소득의 불평등을 더욱 부추기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집이 없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노후에 국가가 주는 푼돈을 받으며 살아갈 수도 있다.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것이 바로 그 목적이라면 이해가 간다.
   
   북한이 토지개혁을 진행하던 시기에 남한에서는 농지개혁을 단행했다. 농지개혁의 핵심은 ‘땅을 가진 자영농’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각의 결과가 바로 지금의 북한과 지금의 남한이다. 이재명 후보는 영주가 되는 것에 적합할지 몰라도, 대통령으로서는 자격미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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