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만큼이나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 분위기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월 8~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중 어떤 것이 이번 대선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겠나’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8%가 대장동 의혹을 택했다. 고발사주 의혹을 택한 비중은 33.1%에 불과하다. 전체 응답자의 8.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데엔 대장동 의혹이 유권자 입장에서 더 피부에 와닿는 이슈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의혹은 지금의 부동산 문제와도 맞닿아있거니와 여야 인사들이 모두 연루돼 있다. 일각에선 대장동 의혹이 올해 초 불거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에 준한다는 평가도 나오는 분위기다.
두 의혹의 전개 과정도 들여다볼 점이다. 사태가 커지면서 두 의혹의 핵심 인물들은 지금도 검찰과 공수처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대장동 의혹의 경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이, 고발사주 의혹의 경우 제보자 조성은씨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손준성 검사(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등이 그 대상이다. 다만 고발사주 의혹은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만남 사실, 오락가락하는 조씨의 입장 등으로 ‘제보 사주 의혹’으로 번졌고 윤 후보를 향했던 의혹의 방향이 다소 희석된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고발사주 의혹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했다는 의혹을 받는 손준성 검사가 실제 윤 후보의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를 진술하느냐가 관건인데, 사실관계를 떠나 손 검사가 이를 진술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많다. 반면 대장동 의혹은 이재명 후보의 대응과는 무관하게 수사 대상에 그의 최측근 인사들이 거론되면서 부정적 이미지만을 부각하는 상황이다. 향후 새롭게 제기되는 정황·증거는 언제든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여지가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최근 지지율은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44.4%, 이 후보는 34.6%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