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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3호] 2021.11.15

김동연 “李는 경제 기본도 모르고, 尹은 과거만 재단하던 사람”

강진= 조윤정  기자 wastrada0721@chosun.com 2021-11-16 오후 12:03:14

▲ 지난 11월 5일 전남 강진군에서 호남 대권 행보를 시작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제3지대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이번 대선은 ‘양당과 제3지대’가 아니라, ‘기득권과 비기득권’으로 설명하는 게 정확하다”며 “여야의 러브콜보다는 국민의 러브콜을 받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물결’ 창당을 선언하고 대권 레이스에 뛰어든 그는 지난 11월 5일 전라남도 강진에 위치한 정약용 유배지 방문 현장에서 주간조선과 만나 이번 대선 출마 이유와 다른 대선후보들에 대한 날 선 평가를 내놨다. 이날 전남 강진 출신인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과 함께 정약용 유배지를 찾은 김 전 총리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추구했던 실사구시 실학을 현재에 적용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 출마 선언 후 첫 호남 행보로 이곳을 찾은 이유는 뭔가. “세상은 빠른 속도로 바뀌는데 정책은 ‘백미러’만 보고 간다. 지금 대한민국은 털끝 하나 망가지지 않은 곳이 없다. 경제, 교육, 사회 갈등 등 변화의 모든 시작점은 정치 개혁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 모든 제도의 개혁 원리를 담은 책 ‘경세유표’는 200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지금 그대로 적용해도 손색이 없다. 대선 출마 하기 1년 전 이미 이곳을 찾았고, 이번에 다시 찾은 것이다.”
   
   - 이번 대선이 혼탁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대선의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득권 타파다. 청년취업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런 현상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승자독식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구조를 형성하는 기득권과 카르텔을 깨는 게 먼저다. 대장동만 봐도 기득권들끼리 모여서 정보를 주고받고 사익을 편취한 거다. 경제, 교육, 사회, 모든 부문에 있어서 정치권의 기득권과 카르텔 구조를 깨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필연이다. 기득권이라고 하는 댐을 허물어서 기회가 넘쳐나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이번 대선의 목표다.”
   
   - 그동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비슷한 얘기를 해왔다. “제3지대가 이제까지 실패한 첫째 이유는 기득권을 타파하기보다는 스스로 대통령이 되려 했던 오류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둘째는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면서도 과거 방식을 답습했다는 점이다. (제3지대를 외쳤던 사람들이) 스스로 기득권이 아니었는지부터 성찰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양당과 제3지대를 나눠서 대립구도로 가는 것도 찬성하지 않는다. 또한 제3지대 자체가 기득권하에서 누리는 기득권도 많이 있다. 일부 분들은 거대정당과의 통합이나 연정까지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3지대 사람들과의 단일화 문제는 제3세력의 기득권 행태나, 기존의 양당과 같이하려는 여러 가지 시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이루어진 다음에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 얘기가 계속 이어지자 “3이라 하면 1, 2가 아닌 여집합을 3으로 보는 느낌이 강하다”며 “3지대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에는 제대로 된 진보나 보수가 없음에도 두 정치세력이 권력을 양분하고 있는데 이런 정치세력을 따르지 않는 것이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의 요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총리를 만난 날 때마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슬로건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것이 김 전 부총리의 대선 슬로건을 베꼈다는 것이다. 김 전 부총리는 두 달 전인 지난 9월 8일 대권 출마를 선언하며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공화국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바 있다. 강진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차에서 소식을 전해들은 김 전 부총리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윤 후보에 대해 “국가 경영이나 경제의 큰 틀에 대한 비전이 없다”며 “과거 일을 재단만 해온 사람이 어떻게 미래를 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국가 경영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는 건 남이 써준 걸 읽을 때 빼고는 본 적이 없다”며 “전문가를 쓰겠다고 하는데, 전문가는 아무나 알아보느냐”고 평가절하했다.
   
   - 윤석열 후보나 김 전 부총리 모두 현 정부 주요 공직자였다가 대선판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지 말아달라. 공직을 그만두고서는 2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공직자로서의 공과를 성찰했다. 평생 남을 감시하고 수사해온 분들하고는 다르다. 저는 과거를 다룬 게 아니라 늘 미래를 생각했고, 노무현 정부 때 비전 2030을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후 계속 국가 경영에 대한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일해왔다.”
   
   - 안철수 후보는 김 전 부총리를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낙인찍어 비판한다.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부동산 정책, 소득주도성장,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이 정부와 계속 대립각을 세워왔다. 내 느낌에 대통령께서 경제에 관해서만큼은 내게 많은 신임을 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인이 후보 시절에 입력됐던 내용이 워낙 강해서인지, 청와대 참모들이 강해서였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 손을 별로 안 들어주셨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과 커피를 마시다가 하도 답답해서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앞에 커피를 들고 ‘커피값이 올랐으니 마시는 사람이 줄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한 ‘물건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처럼, 노동 가격인 임금이 오르는데 노동 수요가 왜 안 줄겠습니까. 그리고는 물건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게 돼 있는 거 아닙니까. 노동의 가격이 올랐는데, 노동의 수요가 왜 안 줄겠습니까?’라고 아주 강하게 반발하고 반대했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국민재난지원금, 기본소득과 같은 선심성 정책으로 이슈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이 후보의 정책에 대해 야당이 나서서 반대하기 전에 김부겸 국무총리나 기획재정부 안에서부터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이 후보가 “경제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본소득을 내세우는데, 기본소득의 개념도 잘 모르고 있다. 기본소득은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인한 일의 미래와 관련된 개념이다. 그런 시대가 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게 기본소득이다. 그런데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마치 보편복지나 재난지원금처럼 얘기한다. 재정 마련 계획으로 얘기하는 초과 세수도 (이 후보가) 잘 모르는 게, 초과 세수가 걷히면 40%는 지방에 교부금을 꼭 내야 하고 남은 돈의 30%는 빚을 갚아야 한다. 국채발행 남은 것도 있다. 그런 걸 다 빼면 쓸 수 있는 게 5조원 미만일 것이다. 근데 그걸…, 재정의 기본도 모르는 것이다.”
   
   - 같은 3지대 단일화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성찰을 좀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안 후보에게 10년, 20년 정치한 사람들의 공과부터 읊어보라고 하고 싶다. 안 후보가 10년 정치를 했다는데, 대선판에 뛰어들었던 사람 중 20년씩 정치했던 분들이 정치판을 어떻게 만들고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공과부터 먼저 따져봐야 한다.”
   
   - 김 전 부총리에 대해서는 의회 경험도 없고 주변에 조직도 없다는 것을 약점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경험이 있다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한국 정치를 이렇게 만들었다. 또 그들이 기득권을 만들었다. 그들이 지금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하지만 권력투쟁에 불과하다. 기득권 유지와 확장에 앞장서 있는 분들이 얘기하는 정치 경력이나 의회 경력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의회 경험을) 하지 않은 내가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성정당에서 ‘조직 없이 되겠느냐’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기존 정치와 다르게 하려고 일부러 강하지 않은 조직을 택한 점도 있다. 물론 창당 준비할 때 제일 고민했던 게 기존 정치인을 어떻게 할까였다. 고민하다가 일단 배제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뽑았는데 장점도 있고 애로도 있다. 언제까지 기존 정치인을 배제할 수는 없으니 어느 순간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힘을 모아야 한다.”
   
   김 후보는 이날 다산 정약용 선생 유배지를 방문한 내내 기득권 타파를 외쳤다. 그는 이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으로는 ‘정치 줄이기, 권력 나누기’를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5년 단임 대통령제 개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선수 제한 △국민 소환제 △국민 발안제 △시민 참여 플랫폼 만들기(시민의회·시민배심제)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 밖에도 ‘수도권 집중·올인’을 지적하며 국가 균형발전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대선에서 제3의 길이 쉽지 않은데 앞으로 어떻게 확장을 해나갈 것이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까지의 혼탁하고 진영논리에 불과한 싸움으로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을 것 같다. 경선구도가 정해지면 국민들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찾을 것이다. 많은 변화와 새로운 신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더 큰 판이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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