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며 나란히 박수를 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11월 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며 나란히 박수를 치고 있다. ⓒphoto 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달 30일 청년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윤석열 후보 선대위를 겨냥해 “(윤석열) 후보가 측근 파리떼들에게 포위되어 있다. 이회창 때는 ‘7상시’가 대선을 망쳤다”고 저격했다. 조금씩 훈수를 두는 모양새로, 과연 그가 이렇게 훈수로 끝날지 결국 윤 후보 당선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줄지 당 주변의 관심이 크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이재명 후보와의 여론조사 결과가 좁혀지면서 홍 의원의 도움이 더욱 필요해졌다. 홍 의원 측근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홍 의원이 윤 후보를 본격적으로 돕기 위해 나서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윤 후보가 자신의 여러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지난 경선에서 윤 후보를 “비리 후보”라고 공격한 바 있다. 반면 자신은 “깨끗한 후보”라는 것이 홍 의원의 논리였다. 그러니 자신이 윤 후보를 돕기 위해서는 윤 후보 자신이 이러한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깔끔히 소명하든지, 조사를 먼저 받겠다고 하든지 해야 도울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둘째 윤 후보가 과거 박근혜 정부의 소위 적폐수사를 통해 고통받은 보수 우파에 도의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윤 후보는 검사로서 법에 따라 수사를 했다고 하지만, 이제 보수당 후보로 정치를 시작했으니 어느 정도의 유감 표명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보수를 대표하게 된 윤 후보를 위해서도 나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셋째 이길 수 있는 선거여야 하고, 누가 봐도 홍 의원이 도와줘서 이겼다는 평가가 나올 상황이 되어야 홍 의원이 등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가 명분의 문제라면 마지막은 실리의 문제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면 도와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집권 여당과의 싸움이기에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앞서도 막상 투표함을 열면 질 수 있는 어려운 선거라는 게 중론이다. 혹자는 홍 의원이 나서주는 대가로 향후 지방선거나 내각 구성에서 지분을 요구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보다는 자신의 도움이 윤 후보 당선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 측은 이러한 조건들을 이야기하며 만일 홍 의원이 윤 후보를 도울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홍 의원과 안 후보의 사이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지가 비슷해 서로 어려움을 상의하는 사이라는 말도 들린다. 12월 2일 안 후보가 홍 의원의 ‘청년의꿈’을 방문해 “왜 청년들은 홍준표 의원님을 좋아하고 열광할까요?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남기자 홍 의원이 2시간 만에 “저도 잘 모른다. 다만 진심으로 대하고 거짓말 안 하고 공감하니까 그런 것 아닐까”라고 답하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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