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김동연 새로운물결(가칭) 대선후보의 3자 연대가 대선판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윤석열 양강구도가 굳건하지만 지지율이 박빙이라 이들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선판에서 의미있는 발언권을 갖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수지만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이 높다. 최근 심 후보와 안 후보가 만났지만 정체성이 달라 단일화에는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동연 후보는 심상정, 안철수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김 후보 측의 언론 대응을 보면 이러한 기류가 나타난다. “안 후보와 심 후보가 선거철만 되면 같이 머리를 맞댄다”, “먼저 제3지대를 뚜렷하게 정의하라”, “투표수를 위한 정치공학적 연대가 아니길 바란다”는 등 비판적인 모습이었다.
당초 김 후보는 지지세가 낮아 가장 적극적으로 3자 연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최근 들어 그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여의도 대선 캠프 주변에서는 국민의힘 ‘원톱’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안철수 후보를 패싱하고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김 후보를 매개로 소위 ‘탈문 빅텐트’를 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의 불화로 쫓겨나다시피 물러난 윤석열(전 검찰총장) 후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후보가 함께 모이면 정권심판론에 불을 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과 코드도 맞다. 김 후보는 지난 2006년 성장과 복지의 동반성장 필요성을 주장한 ‘국가비전 2030’의 설계자로 평가받는다. 김 위원장의 소신인 경제민주화와 비슷한 기조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김 후보를 영입해 주요 대선 경제 공약을 완성하고, 나아가 차기 정부에서도 중책을 맡겨 공약을 완성시키는 시나리오가 매력적일 수 있다.
이러한 정치권의 분석에는 김 위원장의 김 후보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도 한몫하고 있다. 이미 3년 전부터 김 위원장은 김 후보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했으며, 최근에는 “현실 인식이 아주 잘 돼 있다”고 칭찬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10월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에도 직접 참석해 김 후보를 혁신 경영의 상징인 일론 모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로 비유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김 후보 영입은, 안철수 후보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 주요 선거에서 단일화를 무기로 안철수 후보가 중요 변수가 돼버리는 구도 자체를 김 후보에 힘을 실어서 깨버리려 한다는 것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