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석열 대선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기념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11월 15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석열 대선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기념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제3지대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김동연 새로운물결(가칭) 대선후보의 3자 연대가 대선판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윤석열 양강구도가 굳건하지만 지지율이 박빙이라 이들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선판에서 의미있는 발언권을 갖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수지만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이 높다. 최근 심 후보와 안 후보가 만났지만 정체성이 달라 단일화에는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동연 후보는 심상정, 안철수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김 후보 측의 언론 대응을 보면 이러한 기류가 나타난다. “안 후보와 심 후보가 선거철만 되면 같이 머리를 맞댄다”, “먼저 제3지대를 뚜렷하게 정의하라”, “투표수를 위한 정치공학적 연대가 아니길 바란다”는 등 비판적인 모습이었다.

당초 김 후보는 지지세가 낮아 가장 적극적으로 3자 연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최근 들어 그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여의도 대선 캠프 주변에서는 국민의힘 ‘원톱’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안철수 후보를 패싱하고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김 후보를 매개로 소위 ‘탈문 빅텐트’를 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의 불화로 쫓겨나다시피 물러난 윤석열(전 검찰총장) 후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후보가 함께 모이면 정권심판론에 불을 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과 코드도 맞다. 김 후보는 지난 2006년 성장과 복지의 동반성장 필요성을 주장한 ‘국가비전 2030’의 설계자로 평가받는다. 김 위원장의 소신인 경제민주화와 비슷한 기조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김 후보를 영입해 주요 대선 경제 공약을 완성하고, 나아가 차기 정부에서도 중책을 맡겨 공약을 완성시키는 시나리오가 매력적일 수 있다.

이러한 정치권의 분석에는 김 위원장의 김 후보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도 한몫하고 있다. 이미 3년 전부터 김 위원장은 김 후보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했으며, 최근에는 “현실 인식이 아주 잘 돼 있다”고 칭찬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10월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에도 직접 참석해 김 후보를 혁신 경영의 상징인 일론 모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로 비유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김 후보 영입은, 안철수 후보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 주요 선거에서 단일화를 무기로 안철수 후보가 중요 변수가 돼버리는 구도 자체를 김 후보에 힘을 실어서 깨버리려 한다는 것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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