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월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재단에서 위령제단을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월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재단에서 위령제단을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윤석열 후보와 “협력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아직은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와의 경쟁에서 각각 아쉽게 패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대장동 의혹’ 등으로 승리의 반전을 맞이했으나, 막판 부족한 뒷심으로 패했다. 홍 의원은 민심에서 승리했지만 당심에서 밀렸다. 경선 직후 이들 지지자들 사이에서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며 경선불복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것도 불발로 끝났다. 명분도 명분이지만 경선불복을 금지하는 법이 있어 불가능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확실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어 후보 입장에선 박빙의 대선판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호남 공략을 위해서는 이 전 대표가 절실하다. 지난 달 25일 이 후보가 4박 5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을 때 가장 큰 관심은 이 전 대표가 동행해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였다. 이 후보의 고향이 경북 안동이라, 전남 5선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재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60%대로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하면 부족하다. 지지율이 정체 상태인 이 후보로서는 과거처럼 호남에서 지지율이 90%까지 올라가면 돌파구가 열린다고 본다. 무엇보다 호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을 영입하며 호남 공략 중인 윤 후보측의 움직임도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이 후보의 호남 방문에 이 전 대표는 일정상의 이유로 동행하지 않았다. 요즘 이 전 대표는 지역을 돌며 경선에 자신을 도왔던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 초창기엔 후보 교체까지 염두해 둔 행보라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이제는 몸값을 올리며 적절히 등판시기를 보고 있다고 평가된다. 경선에서 이 전 대표와 함께 한 측근들이 이재명 캠프에서 자리를 맡는 것도 허락했다.

홍준표 의원은 15일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 “백의종군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역할이 없는 대구 선거대책위원회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그것마저 거부하면 방관자라고 또 시비를 걸 테니 불가피한 조치다.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것은 아직도 후보 교체를 주장하는 자신의 열혈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단 선대위에 이름은 올려놓았으니, 향후 좀 더 나아간 행보가 예상된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식사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 끌어안기 노력이 있은 후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고 있다. 선거의 고비마다 ‘청년의꿈’에 글을 올리는 ‘훈수정치’를 하고 있다.

현재 윤 후보측이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2030 청년 유권자 공략이다. 홍 의원은 청년 플랫폼을 중심으로 2030층의 지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청년 플랫폼 은 조만간 오프라인 모임으로 그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는 몸값만 올리고 있는 홍 의원이 윤 후보를 도와줄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도와주지 않으면 후에 비난을 받을 수 있어 결국에는 대선에서 나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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