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photo 뉴시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photo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를 향한 조수진 최고위원의 사과가 지난 ‘개사과’ 논란 등 그간 당이 보여온 부적절한 대응 방식을 연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탄핵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영상을 돌린 것과 관련해 “아침 상황(이준석 대표와 충돌)이 정리가 잘 된 것이라는 문자와 유튜브 링크를 받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속 통화를 요청하는 출입기자 세 분에게 전달해드렸다”라며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다. 이준석 대표님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거론한 아침 상황은 20일 이뤄진 비공개 선대위 회의로, 당시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내린 지시에 “내가 왜 말을 들어야 하냐”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라며 맞받아치며 각을 세웠다.

하지만 이 대표는 21일 오전 "오늘 아침 조롱조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한 줄 들어있는 변명을 올린 걸 보고, 자기가 내려놓는가와 관계없이 계선에 아무 의미 없는 자리는 던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수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둘의 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결국 조 최고위원의 사과는 사태만 더 키운 셈인데,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그동안 국민의힘이 각종 리스크에 대응하며 보여온 사과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평이 나온다. 그 일례로 거론되는 것이 지난 10월 윤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SNS에 반려견 토리와 사과 사진을 올려 거센 반발만 일으켰던 이른바 ‘개사과’ 사건이다. 당시 윤 후보 측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근 윤 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경력 위조 논란을 두고 밝힌 사과도 마찬가지다. 윤 후보는 지난 12월 17일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사과가 의혹이 제기된 지 4일 뒤에나 이뤄진 점, 사과의 기본인 사실관계 소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당사자가 직접 나서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보여주기식”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현재 이준석 대표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21일 오후 4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황이다. 조 최고위원과의 갈등 및 사과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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